"매주 수익 30% 내라"... 코인투자 빙자 감금·폭행, 146억 뜯어낸 일당

김도형 2023. 5. 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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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코인) 투자를 빌미로 정해진 수익률을 맞추라며 지인을 감금ㆍ폭행해 140억 원이 넘는 돈을 갈취한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피해자가 도피하자 그의 지인들까지 잡아와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은 피해자 B씨가 수익금을 주면 이를 다시 재투자해 더 많은 수익을 내라고 강요하는 식으로 146억 원을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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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수익률 설정, 상습공갈 15명 검거
피해자 헤드기어 씌우고 마구잡이 폭행
도망치자 지인 야구방망이로 때리기도
코인 투자를 빌미로 지인을 폭행·협박해 146억 원을 갈취한 일당이 검거됐다. 사진은 지난해 2월 일당이 피해자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하는 장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제공

가상화폐(코인) 투자를 빌미로 정해진 수익률을 맞추라며 지인을 감금ㆍ폭행해 140억 원이 넘는 돈을 갈취한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피해자가 도피하자 그의 지인들까지 잡아와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10일 상습공갈, 특수감금, 중감금, 특수상해 등 혐의로 30대 남성 A씨 등 8명을 구속 송치하고, 폭행ㆍ협박에 가담한 폭력조직원 2명 등 7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일당은 피해자 B씨가 수익금을 주면 이를 다시 재투자해 더 많은 수익을 내라고 강요하는 식으로 146억 원을 빼앗았다. B씨의 실제 피해액만 48억6,000만 원에 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2월 마스크 사업을 하다 알게 된 B씨가 코인 투자로 큰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대신 투자해 달라며 돈을 맡겼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매주 30%의 수익률을 설정한 뒤 B씨가 수익금을 입금하지 못할 때마다 때리면서 지급을 강요했다. B씨에게 헤드기어를 씌우고 입에 수건을 물린 채 주먹, 발로 무차별 폭행하는 등 범행 수법도 잔혹했다.

A씨는 범행이 발각될까 봐 법인을 설립하고 직원을 고용해 B씨를 24시간 감시했다. B씨의 도주에 대비해 20억 원 상당의 허위 차용증을 쓰게 하는가 하면, “네 아버지한테 염산을 뿌릴 수도 있다”며 피해자 부인을 협박하기도 했다.

B씨는 취재진에게 “폭행 숫자는 셀 수도 없었다. 한 번 시작하면 짧게는 50분, 길게는 하루 종일 때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에 못 이겨 어머니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지인들에게서 돈을 빌려 A씨에게 줬다.

결국 견디다 못한 B씨가 2021년 12월 도망치자 A씨는 조직폭력배 등에게 수백만 원 상당의 착수금을 건네고 인터넷주소(IP)까지 추적하는 등 집요하게 행방을 쫓았다. 지난해 2월엔 “B씨 소재를 밝히라”며 그의 지인 2명을 강남구 논현동 소재 사무실에 끌고 와 13시간 동안 감금했다. 일당은 흉기로 피해자의 손가락을 다치게 하고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때렸다.

B씨는 “A씨가 법대 출신이라 법을 잘 안다고 자부했고, 법조인ㆍ경찰 커넥션을 강조해 경찰에 신고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3월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폭력배가 개입된 악질적 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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