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한테 염산 뿌린다”...수익 못낸다고 감금하고 폭행까지 한 일당
코인 수익 못 내면 헬멧 씌우고 폭행
도망치자 지인들까지 감금·폭행
갈취한 돈은 법인 세워 급여로 세탁
“경찰에 도움 요청했지만 도움 안 돼”
10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상습공갈·특수상해·중감금 등의 혐의를 받는 김 모씨(35) 등 1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중 김씨와 조선족 출신 폭력배 등을 포함해 8명은 구속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21년 2월 사업을 하다 알게 된 IT업체 대표 A씨가 ‘코인트레이딩’(코인거래소에서 코인을 단기간 내에 사고팔아서 수익을 내는 매매방식)으로 큰 수익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코인을 대신 투자해달라며 3500만원을 맡겼다.
이 돈으로 A씨가 단기간에 20%의 수익을 내자 김씨는 투자를 부탁한지 10일 만에 돌변해 “수익금을 내놓으라”며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제때 수익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무차별 폭행과 협박을 일삼았다. 2021년 8월 수익금이 지급되지 않자 김씨는 자신이 묵고 있던 호텔에서 A씨의 얼굴에 헤드기어를 씌우고, 입에 수건을 물린 채 주먹과 발 등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폭행하기도 했다.
김씨는 수사기관의 자금 추적을 피하려고 A씨에게 현금을 인출해 전달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회사 직원이 현금을 뽑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오인돼 경찰에 붙잡혔다 풀려나기도 했다.
김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자신을 대표이사로 하는 법인을 설립해 과거 구치소 생활 중 알게 된 이들을 이사·수행비서·홍보직원 등으로 고용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직원들은 A씨로부터 갈취한 돈으로 180만~500만원의 월급을 지급받으면서, 피해자들이 외부에 피해 사실을 발설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특정 호텔에서 24시간 감시하면서 도망가지 못하도록 20억원 상당의 허위 차용증을 작성하게 하고, 피해자들의 가족까지 협박했다. “(피해자 아내의) 가족에게 염산을 뿌리겠다”, “아들을 숨겨주지 마라”는 식이었다.
A씨가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2021년 12월에 도피하자 김씨는 조직폭력배 등을 동원해 A씨를 집요하게 추적했다. 이들은 A씨를 찾기 위해 A씨의 지인 2명을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 13시간 동안 감금한 뒤 “A씨가 어디 있는지 대라”며 흉기로 손가락을 베고, 야구방망이·주먹으로 마구 폭행했다.
실제 경찰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토로도 나왔다. 김씨는 지난해 2월4일 보복성 특수주거침입을 시도했다가 현장에서 체포돼 서울 강남경찰서에 유치된 적이 있다. 이때 A씨는 1년 동안의 모든 범행을 경찰에 진술했지만 3일 동안 담당 수사팀이 3번 바뀌더니 김씨가 구속 없이 풀려났다는 것이다. A씨는 “2차, 3차 피해가 너무 두렵다”며 “경찰 수사관들과 검찰만 믿고 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지난해 3월 상습공갈 첩보를 입수한 뒤 수개월 동안 피해자·참고인 등을 조사하고 계좌분석을 진행해 범행에 가담한 16명 전원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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