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스승들의 이야기 담은 책 두 권
언젠가 삶의 막다른 골목에 직면하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그 때마다 눈앞에 조건 없이 손길을 내미는 이들이 있었다. 인생의 나침반을 자처한 그들을 우리는 ‘스승’이라고 부른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누군가의 험난한 인생을 따스하게 보듬어주는 교육자들의 노고가 담긴 책을 골라 봤다.
■ 딸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마음…청소년 시집 ‘핑크는 여기서 시작된다’
교편을 잡은 현직 교사이자 두 딸의 엄마는 자신의 품을 거쳐갔던 아이들을 향해 진솔한 내면을 드러내기로 마음먹었다. 2015년 ‘현대시’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최설 시인의 첫 시집 ‘핑크는 여기서 시작된다’가 지난달 14일 발간됐다.
서울 휘경여자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최 시인이 그간 자신과 소통했던 수천명의 여자 학생들과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서 지은 시집이다. 최 시인은 학생들과 한발짝 더 가까워지기 위해 혼돈의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행간 구석구석 녹여냈다.
시집 속을 들여다 보면 아이들을 향한 저자의 따스하고 애정어린 마음이 엿보인다. 청소년들이 주로 쓰는 언어들이나 그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시집 속으로 끌고 온 저자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표현을 빚어냈다는 점에서 소통의 가교가 된다. 이 책을 집어 들게 될 청소년뿐 아니라 중학생 딸을 둔 부모와 교육자들 역시 책을 통해 공감과 오해로 얽혀 있는 관계의 딜레마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아이도 스승도 함께 마음을 내어주는’…아이들 나라의 어른들 세계
“세상은 우리를 교사라고 부르지 않을 지 몰라도, 우리도 선생님입니다.”
지난 1월 출간된 ‘아이들 나라의 어른들 세계-돌봄과 교육 사이’에도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따스한 품을 기꺼이 내어주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이들은 돌봄 공동체를 찾는 아이들의 시험 점수를 올려주는 교육이 아닌, 인생살이의 교훈을 가슴 속에 스며들게 도와주는 삶의 동반자들이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이곳에선 모두가 평등하게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의 유일한 공동육아협동조합 ‘도토리마을방과후’. 이곳에 모여든 아이들은 학교에서 만날 수 없는 또다른 ‘선생님’과 함께 호흡한다. 책은 육아와 돌봄 사이, 학교와 학원 사이, 교사와 양육자 사이 그 어딘가의 중간 지대를 맴돌 수밖에 없는 마을 방과후 교사 박민영, 손요한, 한은혜, 박상민씨의 진솔한 고백록이다. 이들은 학교 바깥의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지내면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정성스럽게 담아낸다.
책에 깃든 선생님들의 이야기는 그들을 면밀히 따라간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를 공동 연출한 박홍열·황다은 감독 역시 이곳에 아이들을 맡겼던 경험을 살려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박 감독은 “영화 속엔 선생님들의 속내를 일부러 담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서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돌봄이라는 개념을 넘어, 함께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들이 고스란히 녹아든 책”이라고 말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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