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尹정권 정치 모르는 사람들" 李 "정치가 정쟁서 전쟁단계로"
'달빛고속철도' 한마음으로 협력 다짐…대구-민주당 예정협도 열기로
(서울·대구=뉴스1) 전민 이서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예방했다. 지난 대선 주자들인 이들은 달빛고속철도 등 지역 현안을 두고 협력을 다짐하기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지만, 정치 상황에 대해서는 뼈있는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홍 시장을 만나 약 35분간 환담을 나눴다. 이들은 대구 지역 현안인 달빛고속철도 사업과 간호법, 여야 갈등 등 정치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홍 시장은 야당의 간호법 처리 강행에 대해 "양당이 총선 전이라고 해서 서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말아야 한다"며 "간호법 같은 경우도 특정 직역을 위해 전력으로 힘을 쏟는 것은 민주당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과거에는 꽉 막혀있을 때 막후에서 조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원로들이나 선배들이 조정을 했는데 최근에는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어졌다"며 "민주당도 없고, 우리당(국민의힘)도 없다. 그러다 보니 타협이 안 되는 정치가 되고, 나라가 혼란스럽고 힘들어진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말하신 것처럼 이 정치라고 하는 게 원래 이해를 조정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모든 사람이 동의하면 정치가 나설 일 없을 것"이라며 "합리적 선의의 경쟁이 정치의 본질인데, 정쟁에서 전쟁 단계로 돌입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맞장구쳤다.
홍 시장은 "윤석열 정권이 대부분 정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 사람으로 있다. 정부가, 집권 세력이 정치에 노련한 사람들이 아니다"며 "거대야당인 민주당이 도와줘야 나라가 안정된다. 민주당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풀어나가주면 참 좋겠는데, 그게 안 되니 지방에서 보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에 "원칙과 상식이 잘 관철되면 좋은데 잘 안돼서 문제다"라며 "간호법 문제도 여당과 대통령이 공약한 일이다"라고 받아쳤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지적하며 "통과 과정이 정상적 과정은 아니었다. 대통령이 그걸 받아들이게 되면 앞으로도 그런 일이 계속 벌어질 것 아니겠느냐"며 "그럼 국회라는 게 사실상 아무 권위없는 집단이 된다. 대통령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부권 행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민주당에서는 문제 되는 사람들이 즉각 탈당을 해서 당의 부담을 덜지만, 우리 당은 그러지 않는다. 욕심만 가득 찼다"며 "당이야 어찌 되든 말든 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있다. 우리 당이 원래 그렇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당(국민의힘)에도 쓴소리를 한번씩 해달라'고 하자 홍 시장은 "이야기를 하는데 당 대표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며 "얘기하니까 상임고문을 해촉하고 그러지 않냐"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저격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중앙에서 지원과 협력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고 하자 홍 시장은 "(민주당)대구시당에서 악의적인 논평만 안 했으면 좋겠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표와 홍 시장은 달빛고속철도 추진에 있어 협력도 다짐했다. 홍 시장은 "달빛고속철도가 영·호남 소통과 화해의 측면뿐만 아니라 동서 간에 교류할 수 있는, 서울을 거치지 않고 광주 기점으로 대구까지 온다는 점에서 동서 화합의 가장 큰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며 "나라 발전에 중차대한 일인데 포퓰리즘 시비가 또 나올 것이다. 나오더라도 이 대표가 결단을 내리셔서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에 "달빛고속철도 문제는 우리 당도 주력했던 사업이기 때문에 저희가 반대하거나 그럴 일은 전혀 없다"며 "사실 많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착공될 수 있도록, 현실화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또한 정기국회 이전 민주당과 대구시의 예산정책협의회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에 "좋다. 그럼 대구에서도 민주당 표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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