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미샘-방탄소년단, 아직 미국 그래미에선 생소하다[문화칼럼]
2020년 내가 소속되어 있는 힙합 그룹 퍼블릭에너미가 그래미 어워드에서 평생공로상(Life Achievement Grammy Award)을 받았을 때 매우 명예로운 순간과 시간들을 보냈지만, 마음 속 한켠에는 내가 아닌 한국인이 수상을 하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그 때 당시 방탄소년단(BTS)이라는 한국 보이그룹이 전세계 음악시장을 강타할 때라 나 역시도 BTS를 염두해두고 그런 상상을 했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1년 후인 2021년 3월 15일, 미국에서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대한민국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이런 기쁨이 있기 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20년 전부터 많은 한국 아이돌 그룹들은 이미 국내를 넘어서 중국 일본 및 여러 아시아 국가들 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서양 특히 음악의 제일 선진 국가 라고도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K-pop 에 대한 존재도 알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오늘날의 영광이 더욱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미국 음악의 특징은 장르를 불문하고 전세계가 그들의 음악 스타일을 선호 할 수 밖에 없도록 마케팅을 하고 홍보를 한다. 또한 패션까지 섭렵하면서 문화 예술에 관한 전반적인 트렌드를 이끌어왔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역시도 미국 음악 스타일의 많은 부분들을 비슷하게 차용해와 국내 음악에 적용한 부분들이 많았다. 그런 부분들의 논란을 차치하고서라도, 그런 노력들은 결국 세대 전반에 적용되어 어느 순간부터 미국음악과 한국음악의 장르적 경계선이 없어지고, 자연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은 체계적인 방법과 트레이닝 등으로 무장된 한국형 아이돌 제작 시스템을 통해 국내 아티스트들을 전세계에 내놔도 꿇리지 않는 어쩌면 그보다 더 독보적인 존재의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지금의 K-pop 은 보이 그룹, 걸 그룹 이 아닌 한 음악 장르라고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큰 문화적 자산이 되었고, SNS를 통해 K-pop 의 매력이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이렇게까지 자화자찬을 하는데 전 세계 1등인 그룹 BTS는 왜 아직까지 그래미 어워드에서 수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은 보수적인 나라이고, 인종차별이 심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들은 많이 보아왔겠지만, 여기서 나의 관점은 조금 다르다. 아직 K-pop 이라는 장르는 미국에 알려진 지 10년 조차 되지 않아서 생소한 장르이다. 아직 모든 사람들을 100% 만족시킬 수 있는 장르가 아닐 뿐 더러 짧은 시간 안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더라도 명성 그 자체라 불리는 ‘그래미어워드’의 많은 상들은 지금의 아티스트가 어떤 음악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음악을 하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시대적으로 그냥 잠깐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K-pop 열풍인지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아직 보이그룹 또는 걸그룹은 압도적으로 어린 학생 팬 층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전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에 더 높은 점수를 줘야 하는 미국의 그래미 심사위원들은 고심을 했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거의 다 왔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계속해서 K-pop이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젖어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지금처럼 발전을 한다면 1~2년 안에는 BTS 또는 다른 한국의 아티스트 중 누군가가 그래미어워드에서 상을 받을 확률이 크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런 날이 온다면 내가 음악을 하는데 있어 그래미어워드에서 상을 받았을 때를 뛰어넘는 정도의 희열을 또 한 번 느끼지 않을까? 그런 날이 오기까지 나는 같은 동포로서 그리고 K-pop의 Fan으로서 묵묵히 후배들을 계속 응원해 나갈 것이다.
▲새미샘(Sammy Sam) ▲퍼블릭에너미(Public Enemy) 멤버 ▲퍼블릭에너미 다수 히트 곡 프로듀싱 ▲2013 로큰롤 명예의전당 ▲2020 그래미어워즈 평생 공로상 수상 ▲그래미어워즈 1990, 1991, 1992, 1993 최우수듀오/그룹 랩 퍼포먼스 1993 최우수 뮤직 영화 1995 최우수 메탈 퍼포먼스 후보 ▲빅텐트에이앤엠 (Big Tent A&M) 소속
정리 : 이선명
<퍼블릭에너미 새미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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