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경상수지 가까스로 흑자 전환했지만…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지난 3월 한국의 경상수지가 흑자 전환했다. 다만 핵심 지표인 상품수지는 여전히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국제수지(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한국의 경상수지는 2억7000만 달러 흑자였다.
지난 1월과 2월 각각 42억1000만 달러, 5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2개월 연속 적자를 보다가 이번에 흑자 전환했다. 앞서 1월과 2월의 두달 연속 적자 기록은 약 11년 만에 처음 나타난 현상이었다.
다만 작년 3월의 67억7000만 달러 흑자와 비교하면 3월에 비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손 쳐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흑자 규모가 급격히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경상수지를 세부 항목별로 나눠 보면 여전히 한국 경제의 거시 지표가 좋지 않음이 확인됐다.
상품수지가 11억3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월별 상품수지는 이로써 6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서비스수지는 19억 달러 적자였다. 다만 배당소득 등이 포함되는 본원소득수지가 36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했다.
상품수지는 한국의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를 합산한 지표다. 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이 부문에서 적자가 났다는 건 한국이 외국과 교역으로 까먹은 돈이 많았음을 뜻한다.
3월의 수출액은 564억 달러였고 수입액은 575억2000만 달러였다. 1년 사이 수출액은 81억6000만 달러 감소했고 수입액은 14억7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수출액 감소 폭이 더 커서 적자가 발생한 가운데, 수출액과 수입액이 모두 감소한 것 역시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만큼 한국의 교역 규모 자체가 줄어들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사이 133억 달러에서 88억 달러로 45억 달러 급감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전자제품 수출 총액이 222억7000만 달러에서 152억30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감소 규모가 70억4000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 승용차 수출액은 37억8000만 달러에서 62억6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최근 현대차가 좋은 실적을 보인 결과가 반영됐다.
미국으로의 수출액이 작년 3월 96억4000만 달러에서 올 3월 97억9000만 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중동으로의 수출액은 15억 달러에서 18억4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반면 대 중국 수출액이 156억4000만 달러에서 104억2000만 달러로 급감했다. 감소 폭이 52억2000만 달러였다. 중국을 이은 신흥 시장으로 개척 중요도가 커진 동남아로의 수출액은 176억4000만 달러에서 135억 달러로 급감했다. 감소 폭이 41억4000만 달러였다.
수입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품목은 원자재다. 가스 수입액이 57억 달러에서 42억6000만 달러로 감소했고 원유 수입액도 84억7000만 달러에서 79억50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원자재 수입액 총액은 1년 사이 350억7000만 달러에서 315억7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반도체 수입액이 62억4000만 달러에서 55억7000만 달러로 줄어든 반면, 기계류·정밀기기 수입액은 59억9000만 달러에서 63억 달러로 증가했다.
다만 3월 상품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 1월의 73억2000만 달러, 2월의 13억 달러 적자보다 그 크기가 다소 감소했다. 1월의 상품수지 적자액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였다.
서비스수지 적자에는 여행수지 7억4000만 달러 적자가 큰 영향을 끼쳤다. 운송수지가 1년 사이 13억6000만 달러 흑자에서 2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선 것도 주요 변수가 됐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1년 전의 10억4000만 달러에 비해 26억1000만 달러 급증했다. 배당소득수지 규모가 1년 사이 2억9000만 달러에서 31억5000만 달러로 급증한 데 따른 결과였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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