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팀 꾸리고 공무원 파견… 지자체, 기업 투자에 화답

권유정 기자 2023. 5. 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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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전담팀 꾸려 에쓰오일 등 파견
포항시, 상반기 배터리 관련 투자 5.5조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경쟁 본격화

울산광역시, 경북 포항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투자가 본격화하면 수조원대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울산은 에쓰오일(S-Oil), 현대차, 고려아연이, 포항은 포스코, 에코프로 등이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시는 올해 초부터 ‘석유화학기업 지원 특별팀’을 꾸리고 담당 공무원을 에쓰오일, 고려아연 등에 파견했다. 신규 공장 설립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인허가, 영향평가 관련 업무를 돕고, 공사 편의를 제공한다는 목적이다.

윤석열(가운데) 대통령이 지난 3월 9일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서 시삽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에쓰오일은 지난 3월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을 열고 사업에 착수했다. 아랍어로 ‘매’를 뜻하는 ‘샤힌’(Shaheen) 프로젝트는 울산 온산산업단지에 폴리에틸렌(PE) 등 고부가제품을 위주로 생산하는 첨단 석유화학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 아람코는 2026년까지 9조3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단일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 외국인 투자다. 건설 공사에만 하루 최대 1만7000명, 평균 1만명 이상이 투입되고, 400명 상시 고용, 3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해 현대차 전기자동차 전용공장 신축 공사 현장에도 공무원을 파견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 자율주행시험장으로 사용해 온 23만4700㎡(7만1000평) 부지에 약 2조원을 투자해 첫 전기차 전용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고려아연 투자 계획도 울산시가 주목하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고려아연은 울산에 2차전지용 니켈 제련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1조~2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밖에 SK가스,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등도 투자 계획을 발표했거나 이미 진행 중이다. SK가스는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겸용 발전소를 짓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연료발전소,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열분해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배터리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포항시가 유치한 배터리 관련 투자금액은 5조5000억원 수준이다. 철강 산업 중심이던 포항은 2019년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특구’로 지정됐고, 현재는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 중이다. 충북(오창), 전북(새만금), 울산 등이 경쟁 대상이다.

이달 초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기업 화유코발트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포항에 이차전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용 전구체와 음극재 공장 신증설에 나섰다. 전구체와 니켈 원료 생산라인에 1조2000억원, 음극재 생산공장 추가 건설에 500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에코프로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구체, 양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를 종합적으로 생산하는 블루밸리 캠퍼스(가칭)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프로를 포함해 향후 배터리 분야에서 투자가 결정된 금액을 모두 합치면 12조원에 이른다는 게 포항시 측 설명이다.

포항시는 투자한 기업들이 사업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포항시는 최근 기업들과 손잡고 배터리 전문 인력 육성 업무협약을 맺고, 기술이전, 첨단신소재 개발 등에 나서는 등 기업에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추가 산업 용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산업 단지 내 여유 부지가 부족할 상황에 대비하려는 차원이다. 중장기적으로 입지 타당성, 입주 기업 수요 분석 등을 통해 신규 부지를 물색하고, 산업 용지 물량 배정 조기 확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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