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고사이언스, 회전근개파열 세포치료제 투트랙 전략 빛볼까
동종유래 세포치료제로 임상 및 시장 환경 우호적…하반기 美 임상 계획 신청
적응증도 비교적 치료 수월한 부분층 파열…"기존 임상 경험 삼아 사업화 박차"
테고사이언스가 동종유래 세포치료제로 회전근개 파열 치료 효과 입증 재도전에 나선다. 이 회사는 앞서 같은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자기유래 세포치료체 임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다만 안전성과 유효성은 확인한 만큼 보다 높은 사업성을 보유한 동종유래 세포치료제를 통해 성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10일 테고사이언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회전근개파열 세포치료제 'TPX-115' 2b/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166명의 회전근개 부분층 파열 환자를 대상으로 TPX-115의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이다.
회사는 이번 임상 승인을 최근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또 다른 회전근개파열 치료제 'TPX-114' 임상 극복은 물론, 동종유래 세포치료제 추가 사업화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테고사이언스는 앞서 회전근개 전층파열 치료제 TPX-114의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중증의 회전근개 전층파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세계 최초의 세포치료제 임상이라는 점과 회사가 이미 3개 세포치료제를 상업화 한 경험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테고사이언스는 지난 2002년 화상치료제 '홀로덤'을 시작으로 '칼로덤'(화상, 당뇨병성족부궤양), '로스미르'(주름개선) 등을 허가받아 판매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종료 후 이달 발표한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안전성과 효능은 확인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임상 중도 탈락률에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어깨가 무거워진 TPX-115은 임상 환경은 비교적 우호적이다. 어깨 건선이 손상돼 자연적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회전근개 파열은 전층 파열과 부분층 파열로 구분된다. 전층은 3개 건선 가운데 하나라도 완전히 끊어진 경우, 부분층은 근육이 찢어지는 경우다. 전층의 경우 수술적 요법(봉합술)로만 치료가 가능할 만큼 손상 정도가 심하다. TPX-114가 대조군으로 삼은 대상 역시 다른 치료제가 아닌 봉합술이다.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탓이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손상정도가 약한 부분층 파열의 경우 환자 모집이나 임상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앞선 경험을 통해 보완할 부분을 확인한 점도 자신감의 배경이다.
사업성 역시 TPX-115가 한 발 앞서 있다. 전층 파열의 경우 봉합술과 병행으로 처방되는 방식이지만 부분층 파열은 치료제 단일 요법으로 적용되는데다 비절개 방식이라는 점에서 시장 크기 역시 부분층 파열이 5배 이상 크다
또 TPX-114는 자기유래, TPX-115는 동종유래 세포치료제다. 동종유래 세포치료제는 다른 인체에서 적출한 세포·조직을 공정처리 및 배양해 타인에게 적용할 수 있다. 환자 본인에게서만 적출해 배양 및 재이식 해야하는 세포치료제 대비 임상이 수월한 편이다.
각 치료제 특성상 활용 범위 역시 동종유래 치료제가 넓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 회사가 보유한 3종 허가 세포치료제 중 동종유래 품목은 칼로덤 뿐이지만, 홀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의 기본 전략 역시 자기·동종유래 치료제 병행 개발을 기반으로 한 동종유래 치료제 사업화다. 칼로덤이 화상에서 적응증을 확대해 족부궤양 치료제 지위를 확보한 것처럼, TPX-115 역시 주름개선을 적응으로 'TPX-121'이라는 이름의 파이프라인명을 통해 상반기 내 임상 신청을 앞두고 있다.
테고사이언스 관계자는 "TPX-115의 경우 앞선 임상에서 유효성은 입증했지만 p값(통계적 유효성을 나타내는 지표)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환자수를 당초 신청 대비 3배 가량 늘려 입증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임상을 설계한 상태"라며 "앞선 임상이 예상기간(3년6개월) 대비 1년 단축해 완료된 만큼, 이번 임상 역시 2년6개월 내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회전근개 손상치료 시장규모는 지난해 9억6100만달러(약 1조27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약 15억2700만달러(약 2조원) 규모로 연평균 6.0%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테고사이언스는 TPX-115의 높은 사업성을 앞세워 해외 진출을 위한 미국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사전 미팅을 완료한 상태로 오는 7~8월 현지 임상계획을 신청할 계획이다.
현지 법인 설립도 준비 중이다. FDA와의 사전 미팅에서 상업화를 위한 임상 3상 단계에서 현지 공장 필요성 등을 자문받아 설립 절차를 밟고 있다. 법인 설립은 4분기부터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필요자금은 조인트벤처 설립이나 벤처투자 유치 등 미국법인을 통한 자체 조달 방식을 선택했다. 회사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향후 지속될 해외사업 체계를 공고히 다진다는 목표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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