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광주의 ‘썰전’은 끝나지 않았다…9일 밤, 경기 후는 더 뜨거웠다
지난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주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경기는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지난 3월 열린 첫 대결 당시 서울과 대등한 승부를 펼치고도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해 광주가 0-2로 패했는데, 경기 후 이정효 광주 감독이 서울의 좋지 못했던 경기력을 두고 “저렇게 축구하는 팀에게 패했다는 게 아쉬움보다는 분함이 크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 말을 들은 서울 선수들의 기분이 좋을리 없었지만, 안익수 서울 감독은 9일 경기를 앞두고 “이 이야기는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단발성 도발을 하는 것이 더 이상 기삿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매듭을 지었다. 이 감독 역시 “그땐 나도 미생이었다. 말의 무서움을 알게 됐다”며 자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런데 경기 후 두 팀의 ‘썰전’은 여전히 이어졌다. 발단은 경기 중에 나온 광주의 ‘매너볼’ 논란이었다. 후반 32분 서울 김진야가 다리를 붙잡고 쓰러져 기성용이 볼을 밖으로 내보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새로이 공격권을 가진 상대가 공을 밖으로 걷어낸 쪽에 다시 공을 건네는 게 매너로 통한다. 선수들의 부상이 심하거나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서로를 배려하는 차원이다.
하지만 광주 선수들이 서울에 볼을 내주지 않고 그대로 플레이를 이어갔다. 서울 선수들이 파울로 끊고 나서야 플레이가 중단됐고, 이후 양팀 선수들 사이에 격한 감정 싸움이 있었다.
경기 후 양팀 감독들이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은 것은 당연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의 답이 또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 감독은 “어떤 상황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난 선수들에게 팬들은 시간 끄는 것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 하는 것을 보러 오는 것이라 얘기한다. 상대 선수가 시간을 끄는 것처럼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을 숙지하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경기를 진행한 것이 잘못인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규칙상 잘못된 것이 없다. 서울 선수가 큰 부상이었다면 당연히 볼을 내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근육 경련인 것 같았다. 우리 선수들이 잘못한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 부분은 이 감독의 말대로 규정상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축구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페어플레이’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 가벼운 근육 경련이라 할지라도 상대 선수가 쓰러져 경기가 중단되면 볼을 상대방에게 내주고 다시 시작하곤 하는게 축구계의 ‘보이지 않는 룰’이다.
서울도 이 감독의 이런 말을 듣고 기분이 다시 상했다. 안 감독은 이 말에 “우리는 축구뿐만이 아니라 축구를 통해 사회에 건강한 메시지를 줘야할 책무가 있다”고 대답을 회피했지만,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기성용은 “안 줘도 상관은 없지만 축구적으로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맞다고 하면 규정상 문제가 없으니 우리가 할 말은 없다”고 하면서도 “광주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지만 우리가 시간을 끌려고 한 것도 아니었다. 부상 때문에 공을 내보냈는데 다시 돌려주지 않았다. 이건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한다. 페어플레이를 지향하는 입장에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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