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왜 용산 옮긴다고 ‘난리법석’ 떨었는지”…김건희 여사엔 “주인공처럼 나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조차 하지 않아…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 듣지 않겠다는 것”
“내치는 각자도생 수준으로 방치…외교는 시대착오적·냉전적 시각으로 국운 위태롭게 만들어”
“과거의 냉전과 지금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은 듯”
김건희 여사도 비판…“조용히 내조 전념하겠다던 배우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주인공처럼 나서”
“국운이 걸린 중차대한 공적행사들이 사교계 모임처럼 변질…진지함 사라지고 가십 난무”
윤석열 정부 취임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이언주 전 국회의원이 "집권세력과 국민 간 '단절'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면서 "무엇보다 민심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도어스테핑은 온데 간데 없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조차 하지 않는단다. 이럴 걸 왜 용산으로 옮긴다고 그 난리법석을 떨었는지…소통하겠단 국민과의 약속은 헌신짝이 되고 말았다"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언주 전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 1년…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 듣지 않겠다는 것이다. 소통의 '단절'이 초래할 수밖에 없는 비효율, 경제 활력 상실, 국정 동력의 추락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의원은 "내치는 각자도생 수준으로 방치되고, 외교는 시대착오적 냉전적 시각으로 국운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과거의 냉전과 지금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은 듯하다"며 "국가 이미지 추락, 국민 자긍심 훼손에 열심"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희망이 사라진 이 암울한 상황에 국민들은 한숨짓는데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반성은커녕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자화자찬을 늘어놓을 정도로 통째로 '비정상'"이라며 "이미 권력은 자기 수중에 있는데도 이미 죽은 과거권력 헐뜯기로 세월을 보낸다. 어리석고 어리석다. 권력은 괴이한 가무를 즐기고, 그 주변은 박수치고 환호하는 화성인들로 채워졌다. 역사에 대한 겁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 윤석열'…윤석열 대통령 집권의 토대이자 정통성을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그 특검을 관통하는 정신이 바로 '권력의 사유화'를 근절하겠다는 거였다"며 "그런데 그 윤석열 팀장이 대통령이 되더니 '권력의 사유화'의 끝판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의사결정의 동기도, 근거도, 과정도 철저히 사유화돼 있다. 공직자 인사는 철저히 검찰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사적 친밀감과 충성도가 기준"이라면서 "정책도 철저히 대통령 개인의 관점과 동기가 바탕이 되고 '59분 대통령'이란 말이 시중에 회자될 정도로 국정을 논하는 자리는 철저히 비전문적이고 사적 무용담이나 늘어놓는 자리로 전락한 모양"이라고 짚었다.
이 전 의원은 "조용히 내조에 전념하겠다던 배우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주인공처럼 나선다"며 "국운이 걸린 중차대한 공적 행사들이 사교 계모임처럼 변질되어 진지함은 사라지고 가십이 난무한다. 질 낮은 언론도 문제지만 권력의 무게를 망각한 '권력 사유화'의 결과"라고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윤 대통령의 외교와 관련해서도 '사유화'됐다고 봤다. "대한민국의 자긍심, 강제징용과 위안부 등 국민들의 눈물어린 역사를 대통령 개인의 역사관 하나로 별것도 아닌 일로 치부하며 울부짖는 국민들을 속 좁고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들로 전락시켰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국민을 대표해 나선 치열한 외교의 현장을 대통령 내외의 사적 사교의 장처럼 인식하고 순방 때마다 어디서 뭘 먹고 술을 얼마나 마셨으며 영어스피치는 얼마나 연습했고 배우자의 패션은 어땠으며 어떤 공연을 보니 마니 어떤 노래를 부르니…이런 지극히 사적인 주제로 가득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반면에 침해되고 있는 보안주권(도청)과 영토주권(독도), 미국의 IRA법과 반도체법은 관심 밖인 듯…아무리 동맹이고 우방이라도 우리의 국가이익마저 방치되는 게 맞나"라며 "숱한 우리 기업들 교민들이 진출하고 거래하는 중국 러시아에 대해서도 미국의 첨병 역할을 자처해 동북아 긴장을 높이고, 일본의 재무장 명분을 줘 우리 국가이익을 훼손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의 자신의 언행이 대한민국의 국가이익과 국민들의 안전에 위험요소를 증대시킨다는 공적인식은 눈곱만치도 없다. 짧은 식견과 편협한 인식과 감정이 지배한다"고 날을 세웠다.이 전 의원은 "국제정치만이 아니라 국내정치에서도 그렇다"며 "야당 대표와의 대화를 거부하며 야당과 상종도 하지 않는다. 야당의 주력법안은 예외 없이 거부권 행사 대상이다. 비록 생각이 달라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데도, 대표성이 있던 말던 알바 아니다"라고 윤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 자리를 가지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여당)의 관계에 대해서도 "여당 내부도 마찬가지다. 엄연히 독립된 공당인데도 마치 꼬붕처럼 다룬다"면서 "민의를 대표해야 할 국회의원이나 당 지도부를 대통령 개인 홍보를 대행하거나 비판을 방어하라 시키고, 말을 안 들으면 대표 자리에서 찍어내거나 대표 출마도 못하게 한다. 공천 위협인들 없겠나"라고 직격했다.
이어 "소통의 단절과 권력의 사유화…대한민국이 흡사 군주국가처럼 운영되고 있다"며 "주권자인 국민은 실종됐다. 좌우 이념 이전에 민주공화국의 문제다. 이게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란 국민의 명령으로 적폐청산을 지휘하던 특검 수사팀장의 행보라니…참 서글프다"라고 비판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끝으로 이 전 의원은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어쩐지 그때 너무 감정적이고 과도했다. 하기야 어찌 보수는 보수 궤멸에 앞장선 원수를 대통령으로 옹위했고, 왜 그는 그걸 받았을까"라면서 "거기에 무슨 정의가 있고 가치가 있겠나. 나는 그때도 뭔가 잘못됐다고 외쳤지만 힘에 부쳤다. 문제는 이제야 1년이 지났다는 거다. 어쩌려고 이러는가.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품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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