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만 가는 발달지연 영유아…선별검사 인력은 태부족
기사내용 요약
부산 발달지연 영유아 발생률 평균 웃돌아…전국서 네 번째
공공복지관 기준 발달지연 영유아 검사 인력, 부산 내 13명 불과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부산에서 발달이 더딘 만 6세 미만 영유아 발생률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조기 발견해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줄 사회복지사와 임상심리사 등 관련 전문가들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영유아 시기 때 뇌에 있는 세포가 많이 변화하는 만큼 발달이 더딘 영유아의 행동을 최대한 빨리 인지해야 장애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별 검사 인력을 최대한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지역 전체를 관할하는 공공 복지관 내 발달지연 영유아들을 선별할 수 있는 인력은 총 1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산 지역 발달지연 영유아 발생률(주의 이상 진단을 받은 영유아 인원을 총 진단 영유아 인원으로 나눈 값)은 전국 평균을 웃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산의 발달지연 영유아 발생률은 2012년 7.48%로 전국 평균인 7.88%보다 0.4%p 낮았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1년 20.64%로 전국 평균인 18.72%보다 1.92%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기준으로는 경북(24.17%), 경남(23.30%), 울산(21.55%)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이다.
하지만 부산 지역 공공 복지관 기준 영유아 발달 지연 선별 검사를 하는 전문 인력은 ▲부산시 장애인종합복지관 우리아이발달지원단 7명(특수교사 3명, 사회복지사 2명, 임상심리사 1명, 작업치료사 1명) ▲부산진구 전포복지관 2명 (작업치료사·사회복지사) ▲남구 용호복지관 2명(발달전문가·사회복지사) ▲해운대구 영진복지관 2명 (언어치료사·사회복지사) 총 13명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1.18명으로 부산 지역에서 유일하게 1명대 출산율을 기록한 강서구를 포함한 서부산(북·강서·사상·사하) 지역에는 발달 지연 영유아를 선별할 수 있는 인력이 한 명도 없다.
검사 인력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보육기관에 직접 찾아가 영유아들의 행동과 움직임, 주의력, 집중력 등을 파악하고 발달지연이 의심되는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영유아발달검사(KCDR-R)를 통해 발달 지연 영유아 여부를 결정하고 보육기관에 전달한다.
우리아이발달지원단 강송이 팀장은 "지원단 기준으로 7명의 인력이 1년에 2300여 명의 영유아들을 만나 발달지연 여부를 선별하고 있다"면서 "보육기관에서 선별해 달라는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현재 2025년 3월 말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라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부산 전역을 돌아다녀야 하니 어린이집 두 곳만 다녀와도 하루가 훌쩍 지나가버린다"면서 "영유아 특성상 장애 판정을 받기 전 제때 선별해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인력을 확충해 선별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시로부터 예산을 받는 구·군 단위 복지관에도 더욱 예산이 부족해 발달지연 영유아 선별 공백이 앞으로 더 커질 우려가 크다.
우리아이발달지원단에 따르면 '부산시 장애인 복지 프로그램 보급사업'의 하나로 2018년부터 구 단위 복지관에 발달 지연 영유아 선별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용호 복지관의 경우 지난해부터 예산이 끊겼으며, 전포·영진복지관에는 각각 올해와 다음해 연말 이후 예산이 내려오지 않는 상황이다.
영진 복지관 김부영 사회복지사는 "언어치료사의 경우 예산이 부족해 복지관에 상주하지 않고 시간제 근무직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예산이 끊기면 우리 복지관 차원에서 발달지연 영유아들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부산시의회에는 발달 지연 영유아들을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창석 시의원(국민의힘·사상2)은 "다음달에 관련 조례를 발의하려 한다. 현재는 지역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조례안을 보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조례를 통과시켜 지원 예산을 확충하고 인력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astsk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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