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수출기업 84.3% “연내 수출 회복 어려울 것”

對中 수출 기업 32.7%, 중국 내 ‘애국소비’ 열풍 체감
대한상의 “반도체 단가 하락, 자급률 상승 등 복합 작용”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1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對)중국 수출 부진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수출 기업이 올해 안에 수출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중국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 50.7%가 '올해 들어 중국 수출 위축과 부진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중국 수출 부진은 반도체 단가 하락, 중국 기업 재고 증대 등 단기 요인과 함께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수출 회복 시점으로는 가장 많은 40.0%가 2∼5년 후를 꼽았으며 내년 27.3%, 올해 15.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예년 수준으로의 수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응답도 17.0%였다. 전체 응답 기업의 84.3%가 올해 안에 대중국 수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 일어나는 '궈차오'(애국소비) 열풍으로 한국 제품과 중간재에 대한 선호도 감소를 체감한다고 답한 기업도 32.7%였다. 중국을 대체할 수출시장으로는 아세안(37.3%), 인도(31.7%), 미국(12.7%), 중동(9%) 등이 꼽혔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한국과 중국 기업의 기술 경쟁력 격차에 대해선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36.6%에 달했다. 우리 기술력이 중국보다 앞선다는 응답에서는 '3년 이내'(38.7%)가 '5년 이내'(15.0%)나 '5년 이상'(6.0%)보다 많았다. 또 향후 5년간 한국과 중국의 기술 성장 속도를 묻는 문항에는 중국의 성장 속도가 한국을 능가하거나(41.3%) 비슷할 것(35.3%)이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미·중 갈등 심화와 코로나 봉쇄 경험으로 글로벌 생산 거점의 중국 이탈이 가속하고, 중국의 자급률 제고도 첨단 산업과 고부가가치 품목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역흑자 전환을 앞당길 단기 정책과 더불어 주력 제조업 고도화, 첨단산업 분야 기술 투자 위험 분담 등 수출 산업 경쟁력 전반을 쇄신할 구조적 대책 마련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