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당한 막내 아들회사에 부당지원한 부영 계열사에 과징금 3.6억 부과

핵심요약

공정위, 옛 대화기건이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옛 부영엔터테인먼트에 45억 부당지원
대화기건은 부영 이중근 회장 배우자가 1인 주주
옛 부영엔터테인먼트는 막내 아들이 운영하는 영화제작 회사, 계속된 적자로 자본잠식상태
공정위, 부실계열사 퇴출 막기위해 인위적이고 불공정한 방법 활용한 위법행위

기업집단 부영의 소속 계열사가 아들이 운영하는 부실 계열회사에 부당하게 자금을 지원하다 공정위의 제재를 받게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부영 소속 대화기건이 옛 부영엔터테인먼트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유리한 조건으로 참여해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3억 6천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옛 부영엔터테인먼트는 부영 총수인 이중근 회장의 3남인 이성한 감독이 대표이사이자 1인 주주인 영화제작 회사며 대화기건은 이 회장의 배우자가 1인 주주인 회사다.

공정위 조사결과 2009년 7월 부영그룹 계열회사로 편입된 옛 부영엔터테인먼트는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계열사인 동광주택으로부터 45억 원을 차입했다.

그러나 2011년 10월 개봉한 이 감독의 영화 '히트'가 흥행에 실패해 차입금 상환이 어려워지자 옛 부영엔터테인먼트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2012년 7월 발행주식 100%, 2만주를 대화기건에 무상으로 양도했고, 이후 주주배정방식으로 9만주를 1주당 5만 원의 가액으로 총액 45억 원의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대화기건은 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인수대금으로 45억 원을 납입하며 옛 부영엔터테인먼트를 흡수합병해 같은 이름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옛 부영엔터테인먼트의 차입금도 모두 상환했다.

즉 유상증자 당시 자본잠식 상태로 1주당 0원인 주식을 5만원(액면가 5천원)에 사주며 결과적으로 아들회사의 빚을 대신 갚아준 셈이다.

이로 인해 옛 부영엔터테인먼트는 영화제작 시장에서 퇴출될 위험에서 벗어나 영화제작을 계속 할 수 있게됐다.

공정위는 대화기건의 이같은 행위는 자본잠식 상태였던 계열회사의 퇴출을 막기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부당한 지원행위라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기업집단이 계열회사 간 인위적이고 불공정한 방법을 활용헤 부실계열사가 자신의 경영능력, 경쟁력과는 무관하게 영화제작 시장에서 경쟁상 우위를 차지하도록 한 위법행위를 시정한 점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영 이 회장 등은 계열사를 통해 부영엔터테인먼트에 45억원을 빌려주고, 유상증자를 통해 부영엔터테인먼트의 재무구조를 개선한 혐의 등으로 2020년 8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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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손경식 기자 chilj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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