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전국 최초 노지 사과 스마트팜 공개

안동 임하면 오대리에 1㏊ 규모 조성
ICT 기술 활용 첨단시설·장비 설치
노동력 52% 절감·병해충 52% 감소

이철우 경북도지사(뒷줄 왼쪽 다섯번째부터), 임영호 예향농장 대표, 김대희 한국미래농업연구원장, 배용규 동안동농협 조합장 등이 9일 사과 스마트팜 공개 행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경북도

사과 주산지인 경북도가 전국 최초로 노지 사과 스마트팜 시대를 열었다.

경북도(도지사 이철우)와 한국미래농업연구원(원장 김대희)은 9일 안동시 임하면 오대리 예향농장에서 1㏊ 규모로 시범 조성된 ‘사과 스마트팜’ 모델을 공개했다.  이 스마트팜은 최첨단 ICT(정보통신기술) 기술을 적용한 다축형 미래과원 표준모델이다. 

사과 스마트팜은 점적 관수·관비 자동화 시설을 비롯해 약제 살포용 에어포그, CCTV(폐쇄회로TV)를 활용한 생육관리 시스템, 미세 살수시설, 자동 방조망, 열상 방상팬 등 재해방지시설, 병해충 예찰 장비인 IT 페로몬 트랩, 인공지능(AI) 카메라 등 다양한 첨단 장비가 설치돼 있다. 

미래농업연구원 데이터센터와 과원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생육·기상 정보, 병해충 자료를 실시간으로 AI가 수집·분석·가공해 다시 농가에 제공한다. 

도와 연구원에 따르면 노지 스마트팜으로 노동력은 기존 관행농사 대비 54%, 병해충은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산성과 상품화율은 각각 약 25%와 10%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대희 한국미래농업연구원장(맨 오른쪽부터)이 9일 사과 스마트팜 공개 행사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기창 안동시장 등에게 스마트팜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북도

예향농장 대표 임영호씨(39)는 “스마트팜 시설 덕분에 4월초 저온피해를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집에서 스마트폰 버튼만 누르면 30분만에 1㏊ 과원을 완전히 방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스마트팜은 이상기후와 노동력 부족 등 갈수록 악화하는 농업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노지 스마트팜 기술은 그동안 딸기·토마토·오이 등 시설원예 품목에 편중해 개발·보급하던 스마트팜 기술을 실내 온실을 벗어나 농지 면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노동력이 훨씬 많이 요구되는 노지품목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시설 설치 등 투자 비용이 1㏊ 기준 7억원에 달해 농가 보급형 표준모델 개발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도는 사과 노지 스마트팜 성과가 검증된 만큼 빠른 확산을 위해 경북농민사관학교와 미래농업연구원을 통해 농가교육과 컨설팅을 하고, ICT 융복합 시설·장비 설치와 정보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성군 사곡면 일원에 82㏊ 규모로 조성할 마늘 스마트단지 등 노지 스마트농업 적용 품목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철우 지사는 “노동집약적 전통농업으로는 경영 효율성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첨단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농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보급형 실속 모델을 개발해 일반 과수원에 스마트팜이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