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수혈 대체하자"… 인공혈액 개발하고, 신약 사용 넓혀야
[편집자주] 대한민국이 '피 부족 국가'로 진입한다. 10·20대 수혈이 지속적으로 줄어 10년 전 대비 반토막 났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피로 지금까지 버텨냈지만, 곧 임계점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당장 올해 혈액 공급이 소요량에 못미치는 위기 단계가 올 수 있다. 인구절벽과 맞물려 도래할 '혈액 절벽'은 국민 생명줄의 위기이기도 하다. 헌혈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면 혈액 '수요'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등의 불인 혈액 위기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모색해본다.
정부는 올해부터 2037년까지 수혈용 인공혈액 대량생산과 실용화를 위한 '세포 기반 인공혈액(적혈구·혈소판) 제조 및 실증 플랫폼 기술개발사업'을 진행한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이 공동으로 사업을 수행하며 올해부터 5년간 책정된 관련 예산은 471억원이다. 향후 필요시 추가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다.
1단계 사업 기간인 2027년까지는 인공혈액 세포 분화·증식 기술을 개발하고 인공 적혈구·혈소판을 5~10㎖ 생산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표준화된 생산공정을 만들고 시생산에도 들어가며 품질관리 기준, 시험법 개발 등 제조공정 플랫폼을 구축한다. 실용화를 위한 허가·관리방안도 마련한다.
2027년부터 2032년까지 2단계 기간엔 인공 적혈구·혈소판 제제를 1~2유닛(Unit)생산하고 임상(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연구과정) 시험을 지원한다. 범부처적 규제 기반도 구축한다. 3단계인 2032년부터 2037년까지는 인공 적혈구·혈소판 제제를 한 번에 50~100유닛을 생산하는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혈액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한다. 정부는 2037년엔 인공혈액을 실제로 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학 복지부 재생의료정책과장은 "인공혈액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헌혈 기반 혈액 수급의 구조적 불균형을 첨단재생의료기술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도전적인 과제"라며 "김현옥 재생의료진흥재단 수석전문위원이 사업단장으로 있는 '세포 기반 인공혈액 기술개발사업단'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한국보다 앞서서 인공혈액 기술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 11월 영국에서는 브리스톨대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공혈액의 세계 첫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일본에서는 2021년 교토대에서 창업한 메가카리온이 유도만능줄기세포로 혈소판을 만들어 환자에 투여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당장 인공혈액이 상용화되지는 않은 터라 전문가들은 단기적 해법으로 수혈량을 줄일 수 있는 신약의 건보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태엽 대한환자혈액관리학회 회장(건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수술 전 빈혈의 가장 흔한 원인인 철결핍성 빈혈의 수술 전 치료에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고 수술 중 수혈량 감소에 크게 기여하는 고단위 정맥 철분 치료제 등 비급여 약제 사용을 급여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수술 전 빈혈 동반 환자에서 빈혈의 원인을 파악하고 수혈을 대신할 적정한 대체 치료를 수술 전에 시행하는지 여부도 파악해 의료기관별로 비교해야 한다"고도 했다.
고단위 정맥 철분 치료제로는 JW중외제약의 '페린젝트'와 한국팜비오의 '모노퍼' 등이 있다. 이는 무수혈 수술의 핵심 의약품으로 산부인과 제왕절개·부인과암 수술, 정형외과 인공관절·척추질환 수술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비급여라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BMS제약의 적혈구성숙제제 '레블로질'도 마찬가지다. 고리철적혈모구형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RS) 저위험군 환자군에서 수혈량을 줄여 만성 수혈에 의한 부작용을 줄여주지만 급여 적용은 안 되고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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