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최고위원 자진 사퇴…국힘, 재선출 할 듯

“당과 윤석열 정부에 큰 누를 끼쳤다”
후원자·지지자들과 지속 논의한 결과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을 앞두고 최고위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태 의원은 모든 논란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부족함으로 최근 여러 논란을 만들어 국민과 당원들, 당과 윤석열 정부에 큰 누를 끼쳤다”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태 최고위원은 “이제부터 백의종군하며 계속 윤석열 정부와 우리 국민의힘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며 “제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만을 생각하며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라는 발언 등 잇따른 ‘역사관’ 관련 논란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JMS(Junk·Money·Sex)’와 연결해 비난한 SNS 글 게시, 대통령실 공천 개입 논란을 부른 ‘녹취록 유출 파문’ 등으로 윤리위 징계 대상에 올랐다.

이번 사퇴 결정은 태 최고위원의 후원자를 비롯해 지지자들과 자신의 거취를 지속적으로 논의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윤리위를 앞두고 오늘(10일) 사퇴하는 것만이 현 시점에서 당과 윤석열 정부, 우리 당원들의 기대에 맞는 길이라고 판단해 오늘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이 당 지도부나 대통령실과는 전혀 관련 없음을 강조했다.

불과 일주일전 만 하더라도 태 최고위원은 ‘공천 개입 녹취록’ 유출사태와 ‘쪼개기 수법 후원’ 논란 등과 관련해 “절대 굴복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태 최고위원과 같이 징계대상에 오른 김재원 최고위원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반대’, ‘전광훈 목사의 우파 진영 천하통일’, ‘제주 4·3 추념일은 격이 낮다’ 발언 등으로 윤리위 심사를 받았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원이 사퇴할 경우 전국위원회를 통해 최고위원을 재선출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전국위 소집을 통해 재선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