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연 : 넘어져도 쓰러지지 않은 '5전 6기의 신화'
다섯 번의 실패, 경제적인 어려움, 하지만 그에게 불가능이란 없었다. 5전 6기의 신화 끝에 IFBB 프로에 오른 보디빌더, 하지만 만족하지 않고 올림피아를 향해 전진하는 보디빌더, 포기를 모르고 항상 나아가는 보디빌더, 그가 바로 장호연이 갖고 있는 보디빌딩 아이덴티티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한 보디빌더가 있습니다. 정보가 없어 달걀을 질릴 때까지 먹고, 형편이 넉넉치 못해 단칸방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고 낡은 중고차를 몰며 회원들을 모아야 했던 보디빌더, 세상에 있는 어려움들이 그를 괴롭혔지만, 묵묵하게 바벨을 잡고 닭가슴살을 먹으며 인내하고 또 인내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그는 사람들에게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6월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펼쳐진 월드 오브 몬스터짐 7 IFBB 프로 퀄리파이어 보디빌딩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꿈에 그리던 프로카드를 따낸 장호연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장호연 선수는 이미 대한보디빌딩협회 대회 등 다양한 대회를 통해 커리어를 쌓은 보디빌더 였습니다. 그에게 보디빌딩이란 삶의 존재이자 살아가야 하는 이유였죠. 물론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고독했습니다. 지금처렁 정보가 많지 않았던 그때, 그는 간절함을 갖고 운동에 매달렸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다섯 시간, 유산소를 여섯 시간 하루에 열 두 시간에서 열 세 시간 운동한 것은 예사였고, 염분이 몸에 좋지 않다는 정보를 얻고 소금을 아예 빼버린 무염분 식단으로 조절했죠. 심지어 달걀이 좋다는 정보를 보고 달걀 흰자만 하루에 두 판 씩 먹어 질리는 지경까지 갔을 정도로 그의 보디빌딩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습니다.
물론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장호연 선수는 끊임없이 포기하라는 자기 자신과 고독한 바벨 싸움을 이어나갔습니다.다.
“처음 운동을 시작한 것도 좋아서 시작했지만, 운동을 하면서 너무 힘드니까 다이어트를 하다 베란다나 창고에서 혼자서 울기도 하고 했었어요. 정말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좋아서 한 운동, 그만두고 싶다 생각은 있지만 주변에 말할 곳이 없는 거예요. 내 자신 밖에 없었고,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운동을 하고 또 그런 생각을 반복하고 그러다보니 지금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익숙해진 것 같아요.”
IFBB 프로로 가는 힘든 여정
그렇게 그는 어엿한 보디빌더로 성장했습니다. 각종 국내대회에 출전하며 커리어를 쌓았고, 전국체전에 출전하기도 하며 본격적인 엘리트 보디빌더의 길에 들어가게 되었죠. 평생의 꿈인 올림피아를 팔에 새기고 고독하게 그 무대를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갔습니다.
물론 어려움은 그와 함께 따라다녔죠. 가장 힘든 것은 경제적인 것이었습니다. 결혼을 할 때에도 단칸방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고, 지금은 세 곳의 분점이 된 자신의 헬스장 역시 완전히 망해가던 헬스장을 인수해서 차린 사업장이었죠. 언제나 그에게 보디빌딩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고 끊임없는 도전이었습니다.
장호연 선수는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습니다. 친한 회원이었던 형이 물려준 50만 km를 달린 중고차에 몸을 싣고 여러 대회를 뛰었고, 회원들을 모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 속에서도 자신의 궁극적인 꿈이었던 올림피아에 대한 마음은 계속 키워갔죠.
이후 보디빌딩과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 그는 올림피아로 가는 첫 관문 IFBB 프로가 되기 위한 도전의 여정에 들어갔습니다. 이미 보디빌더로서 인정을 받았지만,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장호연 선수의 결단이었죠, 물론 그 길은 험난함의 연속이었습니다.
다섯 번이나 프로 퀄리파이어의 문을 두드렸지만, 떨어지는 날이 반복되었죠. 체급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오버롤전에서 밀려 프로카드를 따지 못하는 불운도 있었습니다.
주위에서는 프로카드를 포기하고 사업에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하며 그의 도전을 말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여섯 번째 도전을 준비했습니다. 그 대회가 바로 몬스터짐 프로였죠. 그 대회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장호연 선수는 그 무엇보다도 컸던 간절함을 갖고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6월 19일, 장호연 선수는 5전 6기 끝에 마침내 우승을 차지해 단 한 명에게 주어지는 IFBB 프로카드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1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장호연 선수에게는 그 순간이 어제의 일처럼 생생합니다.
자신이 그토록 꿈에 그리던 프로라는 타이틀에 자신의 이름이 올려지는 순간, 그는 굵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눈물은 20년 가까이 고독한 길을 걸어온 과거와 프로가 된 현재가 교차되어 나와 터진 눈물이었습니다.
“솔직히 도전을 했을 때 여러번 떨어지기도 했고, 근소한 차이로 계속 프로카드를 놓쳤기 때문에 그 과거의 경험을 생각하면서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흘렸어요. 그 눈물에는 기쁨도 있었지만 슬픔도 섞여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SNS 프로필 사진이 그때의 사진으로 되어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일 것 같아요.”
그토록 바라던 IFBB 프로가 되었지만, 장호연 선수는 프로가 되기 전 보다 바쁘게 지냈습니다. 프로가 된 직후 열린 몬스터짐 프로전에 당당히 프로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장호연 선수는 대회 후 휴식기를 갖는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빠르게 프로 경험을 쌓고 싶다는 마음으로 텍사스 프로에 도전했습니다.
아무리 최하위를 기록하더라도 프로 무대를 빨리 경험하고 다음 무대를 위한 몸을 만드는 계획을 수립하고 싶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죠.
그리고 텍사스에서의 경험은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외국 선수들과 붙어보며 그들의 약점과 강점을 확실히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2023년 그는 IFBB 프로리그에서 가장 큰 무대 중 하나인 뉴욕 프로로 향합니다. 프로라는 큰 무대로 들어선 지 어느 덧 1년, 장호연 선수는 더 성숙된 모습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텍사스에서 좀 많이 느꼈고 제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어요. 제가 아마추어 때 했던 것처럼 준비하면 여기서 부딪혀 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어요. 예전에는 놀 때 놀고 할 때 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노는 것이 없어진 것 같아요. 남들이 안 볼 때 더 많이 해야 하고 내년 준비하려면 바로 준비에 들어가야 하고, 아예 1년 365일 보디빌딩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왜 그는 보디빌딩을 계속하는가
이제 그는 뉴욕으로 떠납니다. 자신의 팔에 새긴 올림피아, 그 숙원을 이루기 위해 그는 기꺼이 비싼 돈을 지불하며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싣습니다. 물론 올림피아로 가는 여정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이 들겠죠. 하지만, 그를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기에 그는 오늘도 바벨을 들고 닭가슴살을 먹습니다.
"보디빌딩을 하는 이유요? 음...옛날과 지금이 좀 다른 것 같아요. 예전에는 단지 몸이 좋아지고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면 지금은 몸이 좋아지는 것 외에도 제가 지켜야 될 것들이 많잖아요. 가족들이나 헬스장 식구들이나... 그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지금 하고 있는 게 보디빌딩이라고 생각해요. 쉽지는 않지만,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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