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 신화 '서울 아파트', 경매 나온 10채 중 8채 유찰

10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3년 4월 경매동향보고서' 분석 결과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전월(29.2%)대비 10.5%포인트(p) 상승한 9.7%로 전체 진행건수는 2146건 중 853건이 낙찰됐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33.1%)에 비해 14.1%포인트 하락한 19.0%를 머물렀는데, 이는 서울 아파트 대다수가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아닌 고가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사진=뉴시스

고금리 영향으로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각종 규제 완화책이 시행됨에 따라 가라앉았던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심리가 일정 부분 회복되면서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의 하향세도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그 가운데 서울의 주거시설 낙찰률은 사상 최저치인 10%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세 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경매 참여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증폭되며 빌라 매물이 지속적으로 유찰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3년 4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146건으로 이 중 853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39.7%로 전월(29.2%)보다 10.5%포인트(p) 상승했으며 낙찰가율은 전월(75.1%)과 비슷한 수준인 은 75.0%에 머물렀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7.5명) 대비 0.4명이 늘어난 7.9명으로 집계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정부의 전방위적인 부동산 규제완화가 이뤄지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하면서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3월(33.1%)에 비해 14.1%포인트 하락한 19.0%를 기록해 4개월 만에 다시 20%를 밑돌았다. 낙찰가율은 76.5%로 전달(79.0%) 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대부분이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서 제외되는 고가 아파트로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고금리 이자부담 탓에 관망세가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지지옥션 측 설명이다. 평균 응찰자 수는 5.4명을 기록한 3월보다 2.5명이 증가한 7.9명이었는데, 규제지역 내 초고가 아파트의 대출규제가 완화되자 강남권 아파트 경쟁률이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이 41.2%로 전월(30.3%) 보다 10.9%포인트 올랐으며 낙찰가율은 74.1%로 전월(74.2%)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14.5명) 대비 4.6명 줄어든 9.9명이었다.

인천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27.6%)에 비해 7.2%포인트 내린 20.4%다. 낙찰가율은 70.2%로 전월(68.2%) 보다 2.0%포인트 올랐는데, 감정가 3억원 이하의 저가 아파트가 강세를 보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8.3명으로 전월(9.8명)에 비해 1.5명 감소했다.

지방 5대 광역시 중에서는 대전과 울산의 아파트 경매가 활발했다. 대전 아파트 낙찰가율은 74.7%로 전달(70.2%)에 비해 4.5%포인트, 울산 낙찰가율은 79.0%로 전월(77.5%)보다 1.5%포인트 각각 올랐다.

지난달 전국 주거시설 진행건수는 5347건으로 전월(5661건)에 비해 314건 줄었다. 낙찰률은 29.2%로 전월(25.7%) 대비 3.5%포인트 높아졌지만 낙찰가율은 전월(73.2%)보다 0.8%포인트 떨어진 72.4%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3월과 비슷한 6.0명으로 집계됐다.

낙찰률 1위는 한 달 만에 40.4%포인트 상승한 충남(60.7%)이다. 천안시 직산읍 내 동일한 아파트 단지에서 쏟아진 경매물건 204건 중 165건이 낙찰된 영향이다. 서울 주거시설 낙찰률은 10.3%로 전달(13.6%) 보다 3.3%포인트 더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깡통전세와 전세사기에 관련된 연립·다세대주택 등 빌라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기존 경매물건은 유찰을 거듭하고 있어 서울 주거시설이 심각한 적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85.0%를 기록한 전남으로 전월(72.6%)보다 12.4%포인트 올랐다. 주거시설 중에서 단독(농가)주택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균 응찰자 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9.5명을 기록한 광주로 아파트에 많은 응찰자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1건이 낙찰된 세종은 어진동(한뜰마을)에 소재한 아파트에 22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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