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카카오페이손보 인수설 '솔솔'…왜?

이선영 2023. 5. 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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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전환 추진 위한 손보사업 포트폴리오 확보 움직임
양사 "결정된 사안 없다" 일축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손해보험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이 카카오손해보험을 비롯한 손해보험사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 인수 추진을 통해 손보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양사는 인수설에 대해 결정된 사안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손해보험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파빌리온자산운용 지분 100%를 인수해 교보AIM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꾼 데 이어 추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구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내년 하반기 금융지주사를 설립해 기존 생명보험 중심에서 다양한 비보험 영역으로의 사업 기반 확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이사회 의장은 직접 비보험사 포트폴리오 확장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신 의장은 "파빌리온자산운용 인수는 신호탄이다. 앞으로 비보험 관계로 교보그룹 포트폴리오를 갖출 것"이라며 "금융지주사 전환은 주주와 회사가 서로 윈윈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 인수를 추진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8일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카카오페이손보 인수를 위해 물밑 협상을 진행해 왔고 최근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 지분 51%를 인수하고 인수가는 600억~700억 원 수준으로 합의를 봤다는 내용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2021년 9월 카카오페이(60%)와 카카오(40%)가 총 1000억 원의 자본금을 투입해 지난해 4월 공식 출범한 회사다. 인수 협상은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 지분 51%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보생명은 손보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회사가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차원에서 손보사 진출을 검토하고 있지만 특정 회사 인수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며 "실사도 진행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교보생명의 카카오페이손보 지분 인수 추진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나, 현재 보도된 기사와 같이 경영권 양도에 대해 검토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전날 공시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난해 4월 출범 당시 카카오만의 특색이 담긴 생활밀착형보험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까지 큰 진전은 없다. /카카오페이

관련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교보생명이 이를 통해 손보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 매물로 나온 MG손해보험 인수에 사모펀드 더시드파트너스의 핵심 출자자로 참여하면서 손보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지만 거래가 무산됐다.

카카오페이손보의 보험 사업 전개가 지지부진한 점도 교보생명의 지분 인수 시나리오에 설득력을 더하는 요소라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해 4월 출범 당시 카카오만의 특색이 담긴 생활밀착형보험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까지 큰 진전은 없다. 지난해 10월 개인들을 대상으로 '금융안심보험'을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특히 카카오페이손보는 내부적으로 새 상품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카카오페이 실적도 부진하다. 카카오페이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연결기준)은 130억1200만 원을 기록했고 24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 1분기 때는 37억9100만 원의 흑자를 냈지만 올해는 적자 전환했다. 카카오페이손보에서도 당분간 흑자 전환할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지분 매각, 사업 정리, 타사와의 협업 등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손보는 지금 1년째 됐는데 큰 성과가 나지 않고 있고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니즈는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문제는 카카오페이손보를 확보하는 게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라이센스를 확보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의미가 될 수 있다. 오히려 라이센스 비용만 지불하면 되니 지금이 살 수 있는 적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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