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조선사 RG 발급 참여…김주현 “정책금융 한계…은행 지원 필요”
지방은행이 조선사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에 나선다. 조선업황 회복으로 수주가 확대되면서 정책금융기관만으로는 RG 발급에 한계가 있자 그동안 발급 업무를 하지 않았던 지방은행까지 RG 발급 기관으로 확대해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다. 시중은행은 추가적인 RG 발급 한도를 설정해 조선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정해진 기한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하는 보증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0일 울산광역시 현대호텔에서 열린 조선업계 간담회에서 “그동안 중형조선사에 대해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위주로 RG를 발급해 왔다”라며 “그러나 향후 수주가 증가할 경우 정책금융기관의 RG 발급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시중은행의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의 RG 발급은 조선산업의 수주 확대, 선가 상승, 선수금 비중 확대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신규 RG 발급은 2020년 69억4000만달러에서 2021년 165억9000만달러로 늘어난 뒤 작년에는 175억6000만달러로 증가했다.
부산·경남·광주은행은 고용효과 등을 고려해 지역 소재 조선사에 대해 RG 발급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방은행으로만 RG 발급이 충분히 되지 않을 것 같아 시중은행이 추가로 들어오는 게 필요하다”라며 “국가경제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은행들도 들어오는 것을 적극 검토한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형 조선사의 경우 재무구조와 저가수주에 대한 은행권의 우려가 크다. 이에 이들은 조만간 은행권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은행권의 우려를 해소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저가 수주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금융기관에서 요구하는 부문을 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은행들은 중형조선사의 재무상황 및 저가수주에 대한 우려를 일부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조선사들이 은행 대상 IR을 통해 은행과 상호 신뢰를 형성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대형 조선사에 대해선 대구은행이 RG 발급에 나선다. 대구은행은 현대중공업 계열 조선 3사에 대해 1억달러 규모(잔액 기준)의 RG 발급에 참여한다.
아울러 금융위는 RG 발급 기관에 서울보증보험,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엔지니어링공제조합 등 3개 기관을 추가한다.
특히 금융위는 대형 조선사를 추가 지원하기 위해 무역보험공사가 복보증을 지원하는 조건을 ‘RG 분담제 전체 한도 85% 이상 소진’에서 ‘RG 분담제 참여 금융기관의 개별 한도 70% 이상 소진’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쉽게 말해 RG 발급 한도를 10억달러라고 가정하면, 8억5000만달러가 소진돼야 무보가 금융기관이 RG 발급할 때 복보증을 해줬다. 그러나 70%로 기준이 완화되면 7억달러만 소진되어도 복보증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책임 부담이 줄어든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조선사 지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은행들도 대형사 선박 수주에 차질이 없도록 적시에 RG 발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추후 수주 증가에 따라 RG 한도소진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수주 전망 등을 감안해 추가로 신규 RG 한도를 설정하는 등 지원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금융위는 중형사 지원규모도 확대한다. 무보는 RG 발급 지원 확대를 위해 중형사 특례보증의 보증비율을 70%에서 85%로 확대하고, 800억원을 추가 지원해 지원규모를 2000억원으로 확대한다.
또한, 금융위는 이번 RG 등 금융지원 노력이 물량 중심의 저가수주, 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조선산업이 고수익 구조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적정 수주를 위한 RG 발급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금융위는 향후 대형사 및 중형사 수주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총 여신한도를 초과하는 RG 발급 특별승인 건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에 대해 면책 등 보호장치 마련을 추진한다. 내부 설정 개별기업 여신한도 여유가 이미 소진됐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은행을 감안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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