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조선사 수주 돕기 위해 RG발급 최대한 지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대형·중형 조선사 가리지 않고 선박 수주를 돕기 위해 선수금 환급보증(RG) 지원을 최대한 늘리겠다고 10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창양 산업통상사원부 장관과 함께 울산 조선산업 현장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수출은 우리나라의 근간인데, 특히 조선업은 우리 경제와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간산업"이라며 "그간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필요한 지원을 지속해왔다"고 설명했다. 조선사 대상 신규 RG 발급액은 2018년 108억3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75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어 "지원책이 각 기관별로 산발적으로 지원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금융위와 산업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RG란 해외발주사의 선수금 보증이다. 예컨대 해외발주사가 1000억원에 배를 발주했을 때 조선사에 40%에 해당하는 400억원을 선수금으로 준다. 해외발주사 입장에서는 조선사 파산 등으로 400억원을 나중에 돌려받지 못할 우려가 있어 보증을 필요로 한다. 통상 RG 보증 없이는 발주가 이뤄지지 않아 RG 발급은 조선사의 수주를 위해 필수적이다.
김 위원장은 대형조선사들의 RG 발급이 늦어져 수주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상 은행들은 매년 조선사의 예상 수주량을 기반으로 RG 한도를 정한다. 그런데 대형 조선사들 사이에서는 은행들이 RG 한도가 많이 남았음에도 발급을 해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RG 발급이 늦어져 선박 수주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은행들이 대형 조선사에 RG 발급을 적시에 진행해 수출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추후 수주 증가로 RG 발급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수주 전망을 감안해 추가로 신규 RG 발급 한도를 설정하도록 해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조선사들에 필요한 RG를 발급할 수 있는 금융기관을 확대해 선박 수주를 지원하겠다"며 "향후 서울보증보험에서 약 1조6000억원, 대구은행에서 1억불 규모(잔액 기준, 현대중공업 계열 한정)의 RG를 취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무역보험공사의 복보증을 통한 RG 분담제 참여조건을 전체 분담한도의 85% 소진에서 개별 금융기관 분담한도 70% 소진으로 완화돼 금융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조선사를 지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형 조선사에 시중은행이 RG 발급을 시행하도록 독려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간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위주로 중형 조선사에 RG를 발급해왔다.
김 위원장은 "향후 중형 조선사의 수주가 증가할 경우 정책금융기관의 RG 발급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시중은행의 지원도 필요하다"며 "다만, 은행들이 중형 조선사의 재무구조와 저가수주에 대한 우려를 일부 가지고 있어 조선사들이 은행의 우려를 충분히 해소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조만간 조선사들이 은행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조선사와 은행 간 상호 신뢰가 형성되면, 은행들도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은 기존에 RG를 발급하지 않았지만, 조선사의 수출과 고용 효과를 고려해 지역 중형 조선사에 RG 발급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조선사의 은행 대상 IR은 늦어도 다음달에는 열릴 전망이다. 조선사들은 지난해말부터 업황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은행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불식시키기 위한 자료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일부 금융기관의 경우 대형·중소형 조선사에 여신한도를 초과하는 RG를 발급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총 여신한도를 초과하는 RG 발급 특별승인 건에 면책하는 등 보호창지 마련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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