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화된 서울, ‘택배기사’가 보여줄 디스토피아[스경X현장]
사막화된 서울, 산소마스크가 있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면? 생명의 위협을 받는 난민들을 구해줄 유일한 희망이, 택배기사라면? 배우 김우빈이 상상만 해도 끔찍한 디스토피아 속 희망을 그린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시리즈 ‘택배기사’(감독 조의석)에서다.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프로보크 서울에서 진행된 ‘택배기사’ 제작발표회에서는 김우빈을 비롯해 송승헌, 이솜, 강유석, 조의석 감독이 참석해 작품 제작기와 공개를 앞둔 심정, 그리고 관전포인트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과 난민 ‘사월’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시리즈다. 김우빈은 ‘5-18’역을, 송승헌은 서울을 지배하는 천명그룹 후계자 류석 역을, 이솜은 군 정보사 소령 설아 역을, 강유석은 난민 사월 역을 맡아 작품을 완성한다.
‘사냥의 시간’ ‘정이’ 등에 이어 넷플릭스가 내놓는 또 한편의 디스토피아물이다. 동명의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니만큼 조의석 감독은 탄탄한 극성을 자신했다. 조 감독은 “‘정이’나 ‘사냥의 시간’과의 차별점이라면, ‘택배기사’가 조금 더 엔터테이닝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희로애락이 있고, 액션을 펼치고, 각 캐릭터의 매력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 속 여러 인물들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인물과 갈등이 추가됐다며 “세상이 조금 더 평등하게 살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메시지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우빈, 송승헌은 조의석 감독과 인연으로 작품에 합류했다. 김우빈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마스크를 써야만 하는 상황 아니었나. 어쩌면 근미래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이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다양한 캐릭터에 관심이 갔고, ‘5-8’이란 캐릭터가 궁금했다”며 “조의석 감독과 전작 ‘마스터’로 만났기 때문에 믿음을 갖고 출연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조의석 감독 데뷔작 ‘일단 뛰어’(2002)에서 함께했던 송승헌도 “감독과 개인적으로 20년 이상된 친구 사이라 믿음이 컸다. 어떤 얘기를 하던 내가 할 수 있는 역이 있다면 같이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며 “오늘이 10일 아니냐. ‘일단 뛰어’가 2002년 5월10일 개봉했다. 21년 전 조의석 감독과 함께 했던 작품인데 ‘그렇게 시간이 빨리 갔나’ 싶은 즐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친분을 자랑했다.
이어 “남산타워 같은 익숙한 건물들이 무너지고 사막화된 서울 시내 모습이 구현됐는데, 보는 이들도 새로울 것 같다”며 “이 작품 촬영하면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많이 갖게 됐다. 지금 이 순간도 산소의 고마움을 모르고 사는데, 작품 속에선 산소마스크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세상이라 ‘저런 세상이 오면 큰일나겠다’ 싶더라”고 덧붙였다.
김우빈과 이솜도 드라마 스페셜 ‘화이트 크리스마스’(2011) 이후 12년 만에 다시 만났다. 김우빈은 “신인 땐 우리가 헤맸고, 감독에게 많이 혼나면서 촬영했다. 굉장히 오랜 시간 이후 다시 만나니까 정말 반가웠다. 우리가 잘 살아남았구나 싶었다”고 반가운 마음을 표시했고, 이솜 역시 “김우빈 눈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너무 좋았고 반가웠다. 여전히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화답했다.
이들의 노력이 집결된 ‘택배기사’는 오는 12일 공개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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