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중학교 중간고사서 기출문제 고스란히 출제 ‘발칵’

재시험 불가피…도교육청 감사 착수

제주의 한 중학교에서 중간고사 재시험을 공지하는 가정통신문. 해당 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제주의 한 중학교에서 치른 중간고사 시험 문제에 기출문제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는 재시험을 치를 예정으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제주도교육청은 감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제주시에 있는 A중학교가 지난 3일 실시한 1학기 중간고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해당 학교는 1학기 중간고사 2·3학년 수학 교과 시험에 기출문제가 재출제되면서 논란이 됐다. 2학년 시험 수학문제 26문항 중 7문항, 3학년은 26문항 중 13문항이 이미 시판 문제집이나 다른 학교 시험 등에 나왔던 문제로 확인됐다.

교육청 학업성적관리 시행 지침은 시판되는 참고서의 문제나 이전 출제 문제 등 문제은행에서 그대로 출제해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학생이 기출문제를 검색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이 사실을 확인하고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또 다른 2학년 학생도 이를 발견하고 학교에 알렸다. 학부모의 항의전화도 학교에 이어졌다.

A중학교는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2학년, 3학년에 대한 수학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학교 측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업성적관리위원회 회의 결과 평가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교과목 시험 문제 중 기출문제에 대한 재시험을 결정했다”면서 “추후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가와 성적 관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학교 관계자는 “너무 죄송스러운 상황”이라면서 “교사 연수를 강화하고, 재시험이 끝난 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절차에 따라 기출문제를 제출한 교사에 대한 징계를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A중학교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 제주의 학교에서 발생했다”면서 “A중학교에 대한 감사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면 감사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