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입국자 너무 많아” 美 시카고, 비상사태 선포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2023. 5. 1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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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가 "남부 국경 지역에서 이송된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들을 더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며 '도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민주당 소속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9일(현지 시각) "모든 이민자를 환영하는 '성역도시'(불법체류자 보호 도시)로서의 가치에 따라 시카고로 보내진 중남미 출신 망명 희망자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으나 이송자가 급증하며 우리의 한계를 넘어섰다"며 자원 부족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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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워싱턴DC 등 불체자 보호 ‘성역도시’ 잇따라 비상사태
“매일 100~150명 이송…경찰서에서 500명 생활 중”

(시사저널=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의 모습 ⓒ AFP=연합뉴스

미국 시카고가 "남부 국경 지역에서 이송된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들을 더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며 '도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민주당 소속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9일(현지 시각) "모든 이민자를 환영하는 '성역도시'(불법체류자 보호 도시)로서의 가치에 따라 시카고로 보내진 중남미 출신 망명 희망자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으나 이송자가 급증하며 우리의 한계를 넘어섰다"며 자원 부족을 호소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시카고가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해있다며 "시카고에 새롭게 도착하는 개인과 가족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이들의 임시 거처로 활용되고 있는) 시카고 경찰서 상황을 정상화 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시카고 트리뷴은 "라이트풋 시장은 퇴임을 일주일 남긴 상태에서 '불체자 급증'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이를 통해 비상 자금을 활용하고 일리노이주에 주방위군 소집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폭스뉴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래 남부 국경지역에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가 폭증하자 텍사스·애리조나 주 등은 이들을 뉴욕·워싱턴DC·시카고 등 민주당 주도의 '성역도시'로 분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워싱턴DC는 작년 9월, 뉴욕은 작년 10월 이로 인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카고에는 작년 8월 이후 최소 8000여 명의 불법입국자가 이송됐다.

트리뷴은 "최근에는 하루 100~150명이 항공편으로 시카고에 도착하고 있다"면서 "머물 곳이 없어 지역 경찰서 로비에 분산돼 먹고 자는 인원이 5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abc방송은 "시카고시가 조성한 불법입국자 임시 거처 등은 오래 전에 수용한계를 넘어섰고 학교 건물 등을 개조해 만든 임시 숙소도 이미 꽉 찬 상태"라고 전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이달 초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에게 이송 중단을 요구했으나 공화당 소속 애벗 주지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실패한 국경·이민 정책 탓"이라며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불체자 이송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더욱이 2020년 3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불법입국자들을 즉시 추방할 수 있도록 한 행정명령이 오는 11일 만료되면 국경을 넘어오는 이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카고 시의원 사이에서는 "빈곤한 주민들도 구제하지 못하면서 시정부 예산을 불법입국자들에게 쓰는 것이 옳은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고 지역주민들도 라이트풋 시장의 불법입국자 수용 정책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시카고 시의회 세출위원회는 9일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 불구하고 5100만 달러(약 680억원)의 예산을 불법입국자 지원에 쓰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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