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대표 “친환경 모빌리티소재 국산화, 단언코 지금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어요”
배터리장비 발주 폭발신장세 겨냥해 기술력 차별화
2030년 매출 3000억·세전이익 300억 ‘3,3,3’ 도전
탄소 절감 및 저탄소경제 부합 친환경에너지 줄달음
김 대표 “선플운동·나눔 등 선한영향력에도 힘보탤것”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 국내 롤투롤(Roll To Roll, 휘어지는 플라스틱이나 금속박에서 전자기기를 만드는 방식) 장비업체 연구책임자로 근무하던 시절. 여러 대기업 연구소 담당자와 미팅을 하던 중, 광학용 코팅장비가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고 대부분 외국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시장은 장비의 국산화를 원하는구나”, 깨달았다. IMF이후 모그룹이 해체되면서 필름사업부 직원들이 창업을 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코팅장비가 필요하게 됐다. 그때 친분이 있던 임원분들이 장비제작 의뢰를 해왔다. 많은 고민을 하다가 롤투롤장비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2001년 경기도 시화공단에 씨오텍을 설립했다. 초기에는 포장재, 액정표시장치(LCD) 필름 등 관련 장비를 생산하다가 현재 OLED 디스플레이, MLCC, OCA 소재 부품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김영배 ㈜씨오텍 대표의 창업 스토리다. 거창하게 드라마틱한 것은 아니지만, ‘국산 장비화’라는 업력 추구에 일종의 사명감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경영철학이 느껴진다.
씨오텍은 디스플레이 코팅장비 분야에서 전문성을 토대로 OLED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태양광, 전기차용 2차전지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분야에 장비를 공급하는 회사다. 특히 중점을 두는 분야는 2차전지다.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코팅 라인을 메이저 배터리업체에 공급함으로써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10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와 업력에 대한 자부심을 이렇게 내비쳤다. “2차전지 포장재인 알루미늄 파우치 팩 장비도 공급함으로써 향후 기존 장비업체들과 차별화가 되도록 역량을 쏟고, 기술개발을 통해 2차전지 장비의 라인업을 구축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김 대표가 2차전지 쪽에 모험과 도전을 집중하는 것은 관련시장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핵심소재에 대한 수요증가가 예상되면서 기업들은 너나없이 배터리 시장 선점에 나서는 중이다. 2차전지 배터리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3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로 인해 각 공급업체는 2차전지 설비 증설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미국 IRA 세부발표 내용대로라면 향후 한국 배터리 소재, 장비업체들의 밸류체인이 형성될 것이며, 세계 순수전기차 비중은 2025년도엔 13.2%, 2030년도엔 31%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배터리장비 발주도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일 것이고 이것이 포인트라는 게 김 대표의 예측이다.
“미국은 2032년도까지 전기차 비중을 67%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어요. 우리가 관련시장에 서둘러 대응하고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해야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차별화된 기술’은 국산화를 뜻한다. 2차전지 설비는 그동안 일본 등 해외설비에 많이 의존해 왔지만, 씨오텍은 국산화 설비에 투자해 본격적인 시장 공급에 일조할 예정이다. 특히 2차전지용 소재 생산을 위한 균일 코팅이 가능한 융복합 롤투롤 생산시스템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씨오텍은 최근 여러 투자사와 IR 및 투자협의 중에 있으며 질적 성장을 바탕으로 상장을 준비 중입니다.”
김 대표의 경영 비전은 ‘3.3.3 전략’으로 요약된다. 2030년도까지 매출 3000억원, 세전이익 3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씨오텍이 추구하는 핵심가치(Core value)는 고객가치 극대화와 미래 선도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행복(happiness), 도전(challenge), 혁신(innovation), 소통(communication), 협력(coordination)으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고객과 구성원과 핵심 이해 당사자의 행복과 모두가 만족할수 있는 회사로 발전하는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내친김에 친환경 모빌리티의 국산화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환경오염의 주요원인인 탄소의 절감 및 미래의 저탄소경제에 부합되는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2차전지 기술개발이 세계적 관심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모빌리티소재의 장비 국산화를 달성하지 않으면 국제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가는 선도업체로 나아가려면 친환경 모빌리티소재 국산화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해도 지나칠 수 없을 것입니다. (국산화)단언코 지금 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제법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됐지만, 김 대표가 처음부터 순항을 탄 것은 아니다. 여러번 좌절했다. 사업초기 국내장비에 대한 신뢰성 문제와 경험부족으로 영업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겨우 기술과 경험으로 설득해 장비수주를 받아 사업을 진행하던 중 믿었던 핵심인력들이 나가서 창업을 하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저가수주 및 영업경쟁 심화로 사업 자체를 포기하고 싶을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중국의 에이전트에서 씨오텍에 대한 소문을 들었는지, 직접 찾아와서 거래를 트자고 하더란다. 다만 일단 영업활동을 해 실력을 증명해 보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그때 땀띠나게 뛰어다니며 일했단다. 다행히 1년 안에 여러 업체들과 계약이 성사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 수출이 시작됐다.
“2013년도에는 중국의 신생 대기업과의 2000만달러 규모의 계약도 성사가 되며 중국내에서 씨오텍 인지도는 급격하게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국내 다른 경쟁사보다 빠르게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경쟁력도 많이 상승했습니다.”
신속한 애프터서비스와 신속한 대응, 오랜 중국경험에 바탕둔 현장 맞춤형 영업활동을 하면서 중국인들의 신뢰를 얻었다. 특히 코로나 때 많이 힘들줄 알았는데, 비대면 화상 미팅으로 영업활동을 대체해도 계약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김 대표는 되돌아봤다.
“팬데믹 전에 쌓아놓은 수많은 인연들과의 신뢰관계가 쌓여 생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까다로운 중국고객들도 한번 신뢰관계가 형성이 되면 굉장한 힘을 발휘합니다.”
김 대표는 나눔과 선한 영향력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사단법인 선플재단에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많은 행사를 통해 인터넷상에서 악플을 추방하자는 운동을 재단 이사장인 민병철(중앙대 석좌교수) 국민영어 선생님과 같이 해오고 있습니다,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또 지역사회에 나눔실천을 통해 소외되고 관심이 필요한 분들에게도 작은 밀알이 되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비 국산화에 앞장서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김 대표. “앞으로 3년 안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해외 의존도를 줄이며 국산화 100% 장비 개발을 향해 뛰고 또 뛰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김 대표의 마지막 멘트에선 자신감이 묻어난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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