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8명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으로 정해야”

김향미 기자 2023. 5. 1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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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호협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소속 간호사들이 지난해 5월12일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국민 10명 중 9명은 간호사 1명이 돌보는 환자 수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호사 1명당 환자 수’ 기준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는 간호사들의 주장에도 국민 10명 중 8명은 동의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오는 12일 국제간호사의 날을 앞두고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4월28일~5월4일 전국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간호사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46.3%)이 간호사 업무량이 ‘많다’고 답했다. 간호사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말에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 기준을 만들어 간호사의 업무량을 줄여주어야 한다’(30.6%)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임금인상 등 간호사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28.0%), ‘일과 생활의 양립이 가능한 병원 직장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23.5%)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상급종합병원 기준 간호사 1명이 평균 16.3명의 환자를 돌본다. 미국(5.3명), 일본(7.0명) 등 다른 주요 국가들 비교해 간호사 1명이 돌볼 환자 수가 많다. 10명 중 9명은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당장 낮춰야 한다 20.3% + 점진적으로 낮춰야 한다 68.7%)고 답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진행한 ‘간호사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내용 중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에 대한 의견. 보건의료노조 제공

간호사 단체와 노조는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적정환자 수 기준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동의하는 비율은 83.3%(매우 동의 40.3% + 어느 정도 동의 43.0%)였다.

높은 퇴직 비율 때문에 숙련된 간호사 인력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력기준 마련, 다양한 보상제도 등 간호사를 위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49.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42.1%는 ‘병원이 간호사가 장기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답했다.

의사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의사 업무를 간호사가 대리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 응답자의 88.3%가 심각하다(매우 심각 56.7% + 다소 심각 31.6%)고 인식했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발표한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에서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간호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향점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기준으로 적용해 나갈지, 또 시행 시점 등은 발표되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와 한국노총 의료산업노련, 대한간호협회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이제는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사회적 돌봄과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 개최한다.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소속 간호사들이 2021년 9월15일 서울 시청앞에서 코로나19 간호인력 기준 발표하지 않는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같은 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 법제화’를 골자로 한 간호인력인권법은 2021년 국회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10만명 동의’를 달성했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원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 ‘간호법’ 찬반 넘어…간호사들의 진짜 싸움은 ‘간호사당 환자수 법제화’[플랫]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5091058001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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