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8명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으로 정해야”
국민 10명 중 9명은 간호사 1명이 돌보는 환자 수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호사 1명당 환자 수’ 기준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는 간호사들의 주장에도 국민 10명 중 8명은 동의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오는 12일 국제간호사의 날을 앞두고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4월28일~5월4일 전국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간호사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46.3%)이 간호사 업무량이 ‘많다’고 답했다. 간호사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말에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 기준을 만들어 간호사의 업무량을 줄여주어야 한다’(30.6%)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임금인상 등 간호사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28.0%), ‘일과 생활의 양립이 가능한 병원 직장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23.5%)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상급종합병원 기준 간호사 1명이 평균 16.3명의 환자를 돌본다. 미국(5.3명), 일본(7.0명) 등 다른 주요 국가들 비교해 간호사 1명이 돌볼 환자 수가 많다. 10명 중 9명은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당장 낮춰야 한다 20.3% + 점진적으로 낮춰야 한다 68.7%)고 답했다.
간호사 단체와 노조는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적정환자 수 기준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동의하는 비율은 83.3%(매우 동의 40.3% + 어느 정도 동의 43.0%)였다.
높은 퇴직 비율 때문에 숙련된 간호사 인력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력기준 마련, 다양한 보상제도 등 간호사를 위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49.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42.1%는 ‘병원이 간호사가 장기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답했다.
의사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의사 업무를 간호사가 대리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 응답자의 88.3%가 심각하다(매우 심각 56.7% + 다소 심각 31.6%)고 인식했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발표한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에서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간호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향점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기준으로 적용해 나갈지, 또 시행 시점 등은 발표되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와 한국노총 의료산업노련, 대한간호협회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이제는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사회적 돌봄과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 개최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같은 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 법제화’를 골자로 한 간호인력인권법은 2021년 국회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10만명 동의’를 달성했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원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5091058001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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