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은 먹겠지만…” 사령탑이 강조한 노피어 육성법, 최고 타자 잡은 신인으로 두 번째 승리조 만든다[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못 던지거나 블론세이브를 하면 내가 욕은 먹겠지만 괜찮다. 무엇보다 쓰지 않으면 선수는 성장하지 못한다.”
지난 몇 시즌을 돌아보면 최악의 상황이다. 막강 불펜진을 앞세워 승리를 쌓아왔는데 마무리투수가 다시 부상으로 이탈했다. 마무리 앞에서 리드를 지켜온 셋업맨 두 명도 고전하고 있다. 그런데 팀은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꾸준히 승리를 쌓는다. LG가 시즌 초반 빠르게 새로운 필승조를 구축해 선두권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불펜진 핵심은 고우석, 정우영, 이정용이 아니다. 일단 지금까지는 그렇다. 이들 대신 박명근, 유영찬, 함덕주가 활약한다. 시즌 초반이지만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스탯티즈 참조)에서 고우석, 정우영, 이정용은 음수. 반면 함덕주와 유영찬은 LG 불펜투수 중 가장 높은 WAR 0.48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첫 4경기에서 7실점한 박명근은 이후 10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 WAR이 양수로 전환했다.
그냥 이뤄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두산 시절 55세이브를 기록한 함덕주는 반등을 예상할 수 있다. 지난 시즌에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기 전까지 네임벨류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박명근, 유영찬은 이제 백지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신예다. 박명근은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 유영찬은 올해 처음 1군 무대에 올랐다.
1군에서는 새 얼굴인데 구단 내부에서는 일찍이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적임자로 내다봤다. 박명근은 염경엽 감독, 유영찬은 경헌호 투수코치가 확신했다. 염 감독은 지난해 KBO 기술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라온고 박명근의 아시안게임 선발을 고민했다. 경 코치는 지난해 전역 후 이천에서 재활하는 유영찬을 보고 필승조로 성장시킬 것을 계획했다.
이후 LG 지휘봉을 잡은 염 감독은 박명근과 유영찬을 캠프 명단에 넣었다. 백승현까지 셋이 두 번째 승리조를 구축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리고 빠르게 필승조 임무를 부여했다. 박명근을 개막전부터 승부처에서 등판시켰고 최근에는 사실상 마무리와 셋업맨을 병행시킨다. 유영찬 또한 4월 한 달 가량은 1군 경험을 쌓게 한 후 5월부터 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일 잠실 키움전도 그랬다. 경기에 앞서 염 감독은 “못 던지거나 블론세이브를 하면 내가 욕은 먹겠지만 괜찮다. 무엇보다 쓰지 않으면 선수는 성장하지 못한다”며 “선수가 블론세이브를 해서 우리가 경기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에게는 그만큼 경험을 주는 것이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니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시즌 초반 50, 60경기까지는 이런 운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후반에는 이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9회초 4-4 동점 상황에서 박명근을 올려 끝까지 밀고 나갔다. 이전 타석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린 이정후와 2사 1루에서 마주했지만 박명근을 교체하지 않았다. 불펜에 좌투수 함덕주와 진해수가 있었음에도 박명근을 믿었다. 박명근은 이정후에게 큰 타구는 허용했지만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며 10연속경기 무실점에 성공했다.
이대로라면 다시 전원필승조다. 염 감독이 구성한 베스트시나리오도 그렇다. 고우석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정우영과 이정용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LG는 올시즌에도 필승조와 추격조 구분이 없는 불펜진을 구축한다.
염 감독은 “점점 더 강해지는 팀이 되는 게 목표다. 박명근과 유영찬 같은 젊은 선수들이 꾸준하 경험을 쌓으면 나중에는 기존 승리조와 젊은 승리조, 승리조가 두 개 만들어진다. 그러면 불펜투수들의 피로도 훨씬 줄어들 수 있다. 후반기에는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과부하가 없는 불펜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기존 승리조도 젊다. 프로 입단 후 빠르게 자리를 잡고 1군 경험을 많이 했지만 이정용, 고우석, 정우영 모두 20대다. 즉 지금 LG는 젊은 기존 필승조에 또다시 젊은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꾸준한 강팀이 되는 정석 코스를 밟고 있는 LG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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