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투자 빙자해 감금·폭행…경찰, 140억 갈취 일당 검거

최의종 2023. 5. 1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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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투자 명목으로 접근해 감금·협박을 통한 이른바 가스라이팅으로 140억원 상당을 갈취한 조직폭력배 등 일당 16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중감금과 특수감금 혐의 등으로 조직폭력배 2명이 포함된 일당 16명을 검거하고 이중 주범 A(35) 씨 등 8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그러자 A씨는 "가라오케를 차려준다"라거나 착수금으로 수백만원을 조직폭력배 등에 건넸고 IP 추적을 통해 충북 청주 시내 PC방까지 찾아가 업무를 방해하고, 시내 숙박업소를 뒤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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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기어 끼우고 수십차례 폭행
가족 언급 협박하며 '가스라이팅'

투자 명목으로 접근한 뒤 감금·협박을 통한 이른바 가스라이팅으로 140억원 상당을 갈취한 조직폭력배 등 일당 16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제공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코인 투자 명목으로 접근해 감금·협박을 통한 이른바 가스라이팅으로 140억원 상당을 갈취한 조직폭력배 등 일당 16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중감금과 특수감금 혐의 등으로 조직폭력배 2명이 포함된 일당 16명을 검거하고 이중 주범 A(35) 씨 등 8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28일 검찰에 넘겼으며, 마지막 피의자는 지난 4일 검거했다.

법률사무소 근무 경력이 있는 A씨는 지난 2021년 2월쯤 코로나19 마스크 사업을 하며 알게 된 피해자 IT업체 대표 B(35) 씨에 투자를 가장해 일방적으로 투자금 30% 상당 수익률을 강제하고, 수익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무차별 폭행·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가 코인 거래로 큰 수익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범행을 저질렀다. 당초 코인레이딩(코인거래소에서 코인을 단기간 내에 사고팔아서 수익을 내는 매매방식) 투자로 가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폭행·협박에 못 이겨 어머니 집을 담보로 대출받고, 회사 직원들과 가족·지인에게 빌린 돈을 A씨에게 상습적으로 빼앗겼다. A씨는 합법을 가장한 법인을 설립해 본인이 대표이사, 지인 등을 이사와 수행비서, 홍보 직원으로 고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지난해 3월쯤 상습공갈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 수개월 동안 피해자·참고인 조사와 계좌분석을 벌여 갈취 금액을 특정하고, 일당을 검거했다. 조사 결과 실제 피해액은 약 48억원으로, 재투자 방식으로 총피해액은 140억원이다.

A씨는 수사기관 자금 추적에 대비해 법인계좌로 받은 투자금을 다시 피해자들 개인 계좌로 이체하고, 현금을 인출하게 하는 방법으로 수익금을 갈취했다. 피해자들이 현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보이스피싱범으로 오인돼 현행범 체포된 사례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다액 인출로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가 떨어졌고, 관할 파출소에서 현행범으로 검거했다. 이후 주범 A씨가 찾아가 회사 법인 돈을 인출한 것이라고 항변했다"며 "당시에는 감금 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이 지정 계좌 이외 계좌를 사용해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특정 호텔에서 24시간 감시하며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20억원 상당 허위 차용증을 작성하게 했다고 한다. 이를 빌미로 가족까지 협박해 이른바 '가스라이팅' 상태로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B씨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투자로 접근했다가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급작스레 바뀌어, 이미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는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협박으로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8월쯤 수익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는다며 본인이 묵던 호텔에서 B씨 얼굴에 헤드기어를 씌우고, 입에 수건을 물린 채 주먹과 발 등으로 수십 차례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폭행을 견디지 못해 그해 12월쯤 도망쳤다.

그러자 A씨는 "가라오케를 차려준다"라거나 착수금으로 수백만원을 조직폭력배 등에 건넸고 IP 추적을 통해 충북 청주 시내 PC방까지 찾아가 업무를 방해하고, 시내 숙박업소를 뒤진 것으로 전해졌다.

B씨를 찾기 위해 지난해 2월쯤 B씨 지인 2명을 강남구 사무실로 끌고 와 13시간 동안 감금한 채 식칼로 손가락을 베거나 야구방망이와 주먹 등으로 피해자들을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합의서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직원 2명을 시켜 CCTV 셋톱박스를 떼어 버리도록 하며 증거인멸을 교사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폭력배가 개입된 악질적인 범행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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