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우크라에 러시아 본토 타격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 제공하나
영국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려 한다고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를 위한 국제기금’(IFU) 명의로 장거리 미사일 공급 계약과 관련해 전 세계 군수업체들을 상대로 관심 표명(EOI)을 요청하는 입찰 제안서를 작성했다.
IFU는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5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위해 만든 기구다. 5억2000만파운드(약 8697억원) 규모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5개국을 대표해 영국 정부가 관리하고 있다.
입찰 제안서에는 “지상, 해상, 공중에서 발사하는 사거리 100-300㎞ 미사일 또는 로켓”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는 영국과 프랑스에서 사용 중인 ‘스톰섀도’(Storm Shadow) 순항미사일과 비슷한 제원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스톰섀도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미그-27과 수호이-27에 장착할 수 있다.
영국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입찰 건은 지난 4일 마감됐다. 그 이상의 입찰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거리가 수백킬로미터에 이르는 장거리 미사일은 러시아 본토 타격까지 가능한 무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거듭된 요청에도 확전을 우려해 제공을 거부해왔다. 현재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하이마스·HIMARS)의 사거리는 70㎞로 러시아 본토 타격이 불가능하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군이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받으면 러시아에 점령된 크름반도를 탈환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공급) 최종 결정은 5개국 집행위원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영국을 비롯해 IFU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미국의 지지 없이도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공급할지여부는 불확실하다. 가디언은 영국이 미국의 동의 없이 밀어붙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은 장거리 미사일 제공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다른 국가의 군사 지원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각국은 안보 지원 및 장비의 종류에 대해 주권적으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순항 미사일이 한 발에 200만파운드(약 33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무기라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받을 가능성에 대해 희망적인 관측을 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 및 기타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위한 대반격 작전을 위해 장거리 미사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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