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뺐더니 취업자 '마이너스 9만명'…좁아지는 청년·40대 취업문

한종수 기자 손승환 기자 2023. 5. 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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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월 평균 80만명대였던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달엔 30만명대로 둔화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2년4개월 만에 최대치로 감소한 가운데 청년·40대 일자리 감소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고용 침체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월 취업자 수는 284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4000명 늘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9만7000명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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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용 26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제조업도 상황 비슷
제조업 고용 반등 암울…"경기 부양 및 구조적 대책 필요"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시민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뉴스1DB

(세종=뉴스1) 한종수 손승환 기자 = 지난해 월 평균 80만명대였던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달엔 30만명대로 둔화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2년4개월 만에 최대치로 감소한 가운데 청년·40대 일자리 감소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고용 침체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월 취업자 수는 284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4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 이후 26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62.7%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0%로,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4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80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5만9000명 줄었고,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2%p 감소한 2.8%였다. 1999년 6월 실업률 기준 변경 이후 4월 기준 최저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양호한 고용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양적인 면에서 흐름이 양호할 뿐, 질적인 면에서 현 고용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공공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60대 이상 고령층 일자리가 늘고, 청년·40대 고용은 좋지 않은 흐름을 들 수 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44만2000명 늘었는데, 전체 증가 폭(35만4000명)보다 많다.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취업자 수는 되레 8만8000명 줄어든다.

실제로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3만7000명 줄었고, 40대 취업자는 2만2000명 줄었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는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고, 40대는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사실상 60대 이상 고령층 일자리가 고용률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사회 초년생인 20대와 경제활동의 핵심인 40대 일자리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기본적으로 청년층은 인구가 굉장히 많이 감소하고 있어서 취업자 수도 감소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인구보다 취업자의 감소 폭이 조금 더 높다"고 설명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3년 4월 고용동향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3.5.10/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경제 주력 산업인 제조업 일자리가 연속 감소하는 흐름도 현 고용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9만7000명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감소 폭은 2020년 12월(-11만명)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대다.

우리 경제의 주춧돌인 반도체 수출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고, 기대를 모았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미진해 제조업 고용 반등을 당장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높다.

서운주 국장은 "무엇보다 반도체로 얘기할 수 있는 전자부품 제조업에서 감소하고 있다"라며 "수출 감소와 연관이 있어서 이 부분이 회복되지 않으면 영향(취업자 감소세)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짚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도 "IT 부문 중심의 제조업 경기부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재연 우려 등에 따라 제조업 취업자수 증가폭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청년·40대 고용을 제조업이나 건설업이 좌우하는 상황인 만큼 제조분야 등 지표가 좋지 않은 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인 고용률만 높은 편이고 청년층 40대 고용 문제는 심각하다"면서 "청년·40대는 제조업, 건설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정부 당국이 경기 부양만이 아니라 구조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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