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 2~3분기에 바닥…수출 물량 10% 줄면 GDP 0.78% 감소”

반도체 경기가 올해 2~3분기에 경기 저점에 이를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반도체 수출 물량이 10% 줄어들 경우 국내총생산, GDP는 0.78% 감소하겠지만, 고용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늘(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반도체경기 흐름과 거시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KDI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 “반도체 관련 제품 수요의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2~3분기쯤 반도체경기 저점이 근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수요가 반도체 수요의 60%를 차지하는데, 컴퓨터 수요는 2015년과 2019년에 저점을 형성했고 이에 따라 올해 초중반이 저점이라는 게 KDI 분석입니다.

모바일 기기 수요는 2020년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올해 2~3분기를 저점으로 봤습니다.

이와 함께 KDI는 “반도체 재고가 정점에 이른 후 3~6개월 이후 반도체 생산이 저점”이라며, 최근의 재고가 감소한 점으로 볼 때 2~3분기에 생산 저점이 형성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반도체 경기 부진이 2분기와 3분기에 극대화될 경우, GDP 역시 1%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KDI는 반도체 수출물량이 10% 줄어들면 GDP가 0.78% 감소하고, 반도체 가격이 20% 하락하면 국내총생산이 0.15% 줄어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기준 반도체 수출은 GDP의 7.6%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수출 물량이 줄어들지 않고 반도체 가격만 20% 하락할 경우, 실질 구매력이 줄어들면서 민간소비가 약 0.38% 감소하고, 이로 인해 GDP는 0.1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DI는 다만, “반도체산업의 취업 유발계수는 10억 원 당 2.1명으로 전 산업의 10.1명에 비해 미미하다는 점에서 반도체 경기 하락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메모리 부문에 편중돼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문제점도 보고서에서 지적됐습니다.

KDI는 메모리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와 비교하면 규모는 1/3 정도인데, 가격상승률 변동성은 약 4.5배로 시기별로 큰 폭의 등락을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 가운데 메모리반도체의 비중은 63.8%로, 세계 시장에서의 메모리반도체 비중(30.5%)보다 2배 이상입니다.

만일 메모리 부문 비중이 세계 시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면, 1분기 반도체 수출 감소폭이 40.9%가 아니라 31.4%에 그쳤을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습니다.

KDI는 다만 반도체 관련 설비 투자는 수출 지표와 달리 큰 변동 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투자 확대가 다변화로 이어져 경기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습니다.

이 밖에 최근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반도체산업이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며, 산업·통상·외교적 노력을 통해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축소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기획재정부 제공]

공민경 기자 (ball@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