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 경기 이르면 2분기 저점…내년까지 세수여건 악화 요인”
컴퓨터·모바일 교체시기 임박…“2~3분기 저점 가능성”
반도체 수출물량 10% 감소시 GDP 0.78% 떨어져
“메모리 반도체 비중 줄여야…취업 미치는 영향 크지 않아”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반도체 경기가 이르면 오는 2분기 저점을 찍고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또 반도체 경기 부진은 내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올해뿐 아니라 내년까지 세수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조가람 연구위원과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이 10일 발간한 ‘최근 반도체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 현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1분기 반도체 수출(금액)이 전년대비 40.0% 감소하는 등 전체 수출금액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할 목적으로 발간됐다.
KDI는 반도체 관련 제품의 수요 주기 등을 감안하면서 올해 2~3분기 중 반도체경기가 저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컴퓨터(PC 및 서버)와 모바일 기기 교체주기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수요의 동반 하락은 반도체경기 급락 요인으로 꼽힌다.
조 연구위원은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의 교체 주기가 각각 4~5년, 2~3년임을 감안하면, 최근 반도체경기는 저점에 근접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며 “컴퓨터 수요는 2015년과 2019년에 저점을 형성한바, 2023년 초중반에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으며, 모바일 기기 수요도 2020년 3분기 이후 빠르게 증가하였다는 점에서 2023년 2~3분기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컴퓨터하고 스마트폰 같은 기기들의 수요의 상승을 생각하면 아마 내년 중반, 그쯤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컴퓨터·스마트폰의 교체주기도 길어지고 있는 모습이 일부 관측되고, 내년 세계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직은 커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KDI는 반도체 수출 및 가격의 하락은 국내 경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KDI는 반도체 수출물량이 10% 감소하면 GDP를 0.78% 감소시키고, 반도체 가격이 20% 하락한 경우 GDP의 0.15%를 감소시킨다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반도체 수출물량 10% 감소와 가격 20% 하락이 겹칠 경우 GDP는 0.93% 감소하고, 민간소비는 0.60%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반도체경기 부진은 수출뿐 아니라 소득경로를 통해 내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며 “2023~2024년 세수여건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반도체가 경기변동에 특히 취약한 이유로는 메모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22년 기준 한국 반도체 수출 중 메모리 비중은 63.8%로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비중(30.5%)보다 2배 이상 높다. 실제 1분기 시스템 반도체는 전년동기대비 11.1%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메모리반도체는 56.3%나 급갑했다.
KDI는 “2018년 이후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메모리 분야의 의존성이 높아 반도체 수출 변동성이 높다”며 “최근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한 다변화는 경기 안정의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경기가 좋아지든 나빠지든 그것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자체는 크지 않다”며 “자동차와 반도체는 많이 다르고, 반도체 생산을 조정하는 것은 대부분 설비 등이기에 반도체에서 직접 관련된 취업유발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반도체 산업이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자동차·선박보다 낮다.
또 최근 대중국 수출 급감의 주요원인으로 반도체 부진을 꼽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봤다. KDI는 1분기 한국의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수출 중 대중국 비중은 각각 44.7%, 32.5%로 2021~2022년(43.9%, 32.9%)로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KDI는 “반도체 수출 감소에 대한 중국 수요의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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