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제 바람…우리회사에는 어떤 방식이 맞을까

백승현 2023. 5. 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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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MERCER와 함께하는 'HR 스토리'

10후면(Work)마치고, (Life)으로돌아갈시간입니다.오후 150, PC 화면에업무종료예고메시지다. 이어 PC 차단까지남은시간을알려주는타이머가작동한다. 오후 2정각, ‘오늘하루도수고많으셨습니다’라는메시지와함께모니터전체가파란화면으로변한다. 4.5근무제를시행하고 있는 기업의금요일오후풍경이다.

일상이회복되자대부분의조직이오피스근무로업무방식을되돌렸다. 하지만사람들은여전히유연근무가필요하다는입장이다. 유연근무는삶의질을높이면서도업무를효과적으로수행하는새로운방식을보여줬다. 그렇기에일방적인퍼스트오피스정책은자신들을신뢰하지않는조치라며반발한다.

하이브리드근무, 시차출퇴근제, 근로시간계좌제새로운일하는방식이활발히시도되고있다. 이는당연시여겨지는5근무를다시돌아보는계기가됐다. 헨리포드가5일제를도입한지 100만의일이다. 헨리포드가5근무를도입하기이전에는일주일에 6, 하루 10시간이상노동이일상이었다. 근로자의건강은열악했고생산성역시낮았다. 이러한상황에서포드자동차는대량생산라인을 도입하며5일제로전환했다. 포드의유산은오늘날업무방식의표준으로자리잡았다. 그런데 100년이지난지금, 5일제를벗어나4근무라는새로운바람이곳곳에서 일고있다.

유럽에서는다양한시범운영을통해4일제의장단점을가늠하고있다. 아이슬란드는 2015~2019동안 35시간4일제를실험했다. 연봉은동일하게유지한불필요한회의와휴식시간을줄여업무효율을높였다. 결과생산성은비슷하게유지하면서도근로자의스트레스와번아웃은줄어들었다. 현재아이슬란드기업의 85%4일제를실시한다.

벨기에는근무시간과급여는기존처럼유지하면서4근무하는법을 2022 11월부터시행했다. 하루 8시간5근무를유지해도되고, 하루근무시간을최대 10시간까지늘려4근무로전환할있다. 근무방식선택은근로자요청으로가능하다. 회사가이를거절하려면명확한사유를문서로제시해야한다. 스페인은 2022가을부터4일제시범참여기업에예산을지원한다. 희망직원에한해주당근무시간을최소 10% 줄이고임금을낮추는데, 급여손해액을정부가일부보전하여임금감소를최소화한다.

국내에서도5보다적게일하는기업이속속등장하고있다. SK텔레콤, CJ ENM, 카카오게임즈, 비바리퍼블리카(토스등이4.5일제와격주 4일제를채택한대표적기업이다. 4일제를전격도입한기업도있다. 휴넷은 2년간운영해온4.5일제를확대하여 2022년부터4일제를운영한다. 우아한형제들은32시간제를적용중이다. 월요일오전근무가없고, 화요일부터금요일은기존보다 30일찍끝내는방식이다.

4일제모델은크게가지형태다. 4일치업무를하면서기존과동일한임금을받는방식과, 5일치업무량을 4동안하는방식이다. 일반적으로지향하는목표는전자다. 기존보다생산성있게일해근무일을 4일로단축하는것이다. 하지만이러한방식이모든기업에통하리라장담하기어렵다. 특히공장을가동하는제조업이나정해진기간내에물품과서비스를제공하는비즈니스의경우, 일하는시간자체를줄이면생산량과품질저하로이어질있다. 결국 5일치근무량을 4일에압축적으로일하는후자로흐른다. 실제로4일제를시행하며하루근무시간을 8시간에서 10시간으로늘려생산성을유지하는사례를쉽게발견할있다.

다른중요한이슈는임금감소가능성이다. 4일제는기본적으로는임금삭감없는근무일축소를가정한다. 하지만근무시간이줄면그에따라임금을삭감해야하는지를고려할수밖에없는 HR입장이다. 한국리서치가실시한조사결과에따르면, 4일제를반기는사람일지라도임금이감소하면4일제에참여하지않는다고답한응답자가 44%달한다. 임금수준유지는4일제도입의핵심쟁점으로, 정부차원의지원과기업의전략적투자가필요한이유이기도하다.

구성원들은대체적으로4근무를반기는분위다. 그렇다고줄어든근무일에맞춰구성원이알아서생산성있게일할것이라는안일한접근은위험하다. 헨리포드가대량생산라인을바탕으로5근무전환을이끌어냈듯, 변화를뒷받침할새로운일하는방식과세심한고민이필요하다.

테크기업와스타트업은원격또는하이브리드로일하는경우가많다. 조직운영에민첩성과혁신을중요시여긴다. 이런이유로4일제도입에대한거부감이상대적으로낮다. 이에회의없는등과같은간편한조치로업무집중력을높여근무시간을단축하는4일제전환을시도해있다. 근무시간을단축하는4일제적용이부담된다면압축근무로시작해있다. 주당 40시간근무는유지하되, 이를 4일에걸쳐압축적으로일하고하루를쉬는방식이다.

다른산업에서도근무일단축은가능하다. 하지만오랜시간에걸쳐확립된일하는방식을재고해야한다. 예를들어컨설팅과로펌은보통시간단위로일하고비용을청구한다. 적은시간을일한다는것은자칫수입이줄어든다는의미할있다. 비용청구방식을시간단위에서프로젝트의가치단위로전환하거나, 고객업무에보다집중할있도록간접업무를줄이는준비가필요하다.

조직외부와의업무보다는조직내부업무비중이높은기업은모든직원이같은날에근무하고함께쉬는4일제가효율적이다. 반대로일주일내내일이돌아가야하거나고객과의협업이많은비즈니스도있다. 이런경우에는구성원마다4근무일을다르게설정할필요가있다. 고객과파트너입장에서5근무와다를없게비춰져야한다. 이를위해서는사전에근무일을설정하는원칙과더불어, 동료가쉬는날의대처방안이준비돼야한다.

선택형4일제근무도고려해만하다. 동료와의교류, 소속감, 대면근무의생산성, 오피스에서의집중감등의이유로5일제를선호하는사람이있다. 다른누군가는압축적인근무와휴식, 가정생활에보다많은시간할애등의이유로4일제를희망한다. 4일제에대한선호가구성원마다갈리는경우, 4근무여부를개인에게맡기는낫다. 자신의취향과상황에맞는일하는방식을스스로선택할업무에보다몰입할있다. 특히개인화성향이강한요즘세대에게는선택형4일제가보다적합하다.

논란과이슈에도불구하고4근무는점차확산될것으로보인다. 물론근무시간만줄고생산성은떨어질것이라는우려도있다. 그러나정해진근무시간을채운다고기대하는생산성을보장할없다. 관점의변화가필요한시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따르면 2021기준한국의연평균노동시간은 38개국 5번째로많다. 반면시간당노동생산성은 29위에그쳤다. 성과는근로시간에비례하지않는듯하다. 북유럽과스칸디나비아국가들은연간근무시간은적은데생산성이높다. 비결이뭘까? 어쩌면적은근무시간자체일지도모른다.

업무효율을높여일하는시간을줄이는실험이본격화됐다. 5일제가지금의모든근무방식을대표하지않듯, 4일제역시모든상황에적합한일하는방식이없다. 어떠한일하는방식이우리조직에맞는지실행해보고조금씩개선해나가는것이보다유효한시대다. 남들보다한발앞선4근무를고민해보자.

김주수 MERCER Korea 부사장/HR컨설팅서비스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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