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기업 84% “연내 중국 리오프닝 효과 별로”...궈차오도 걱정
대중국 무역적자가 7개월 연속 지속되는 가운데 대다수 수출기업들은 올해 안에는 이 같은 부진을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중국의 기술자립도 향상에 따른 국산 제품 경쟁력 약화와 중국 내에서 불고 있는 ‘애국소비 열풍’에 위기감을 표출했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대중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중 수출 부진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안에 대중 수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본 기업이 전체의 84.3%에 달했다.
가장 많은 기업은 ‘2~5년 후에야 회복될 것’(40%)으로 전망했다. 이어 ‘내년에야 회복 가능’(27.3%),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기술향상에 따라 예년 수준으로의 회복은 어려울 것’(17%) 순이었다. 15.7%만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가시화로 금년 안에 회복 가능’이라고 답했다.
대한상의는 “대중 수출 부진은 반도체 단가 하락과 중국 기업들의 보유 재고량 증대 등 단기적 요인과 함께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던 중간재의 자급률 상승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도체 가격 상승과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만을 바라고 있기보다는 최근 10년간 보여 온 대중 수출의 정체 추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중국의 빠른 기술 성장에 위협을 느꼈다. ‘중국 기업과의 기술경쟁력 격차’에 대해 ‘비슷한 수준’(36.6%)이거나 ‘뒤처진다’(3.7%)고 답한 기업이 40.3%에 달했다. 중국보다 앞선다는 응답도 기술경쟁력 격차가 ‘3년 이내’(38.7%)라는 응답이 ‘5년 이내’(15%)와 ‘5년 이상’(6%)을 합한 응답(21%)보다 많았다. 중국과의 기술경쟁력 격차를 유지하거나 벌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향후 5년간 한국과 중국의 기술성장 속도 예상’에 대해서는 많은 기업들이 ‘중국의 성장 속도가 한국을 능가하거나(41.3%) 비슷할 것(35%)’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은 최근 중국에서 일고 있는 ‘궈차오(國潮·애국소비)’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궈차오 열풍에 따라 한국제품 및 중간재에 대한 선호도 감소를 체감하는지’에 대해 기업 3곳 중 1곳은 ‘그렇다’고 답했다.
중국을 대체할 수출시장으로는 아세안(37.3%), 인도(31.7%), 미국(12.7%), 중동(9%) 등을 꼽았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미·중 갈등 심화와 코로나 봉쇄 경험으로 글로벌 생산거점의 중국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고, 중국의 자급률 제고도 첨단산업과 고부가가치 품목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우 부회장은 “무역흑자 전환을 앞당길 수 있는 단기정책과 더불어 주력 제조업 고도화, 첨단산업 분야 기술투자 위험분담 등 수출 경쟁력 전반을 쇄신할 수 있는 구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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