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 경기, 저점 근접…내수·세수 부정적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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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 반도체 경기가 저점에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KDI는 10일 '최근 반도체 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컴퓨터와 모바일기기의 교체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2~3분기 반도체 경기 저점에 근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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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 반도체 경기가 저점에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KDI는 10일 '최근 반도체 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컴퓨터와 모바일기기의 교체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2~3분기 반도체 경기 저점에 근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버와 모바일기기의 교체 주기가 다소 길어졌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컴퓨터 수요는 올해 초·중반, 모바일기기 수요는 2∼3분기께 각각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조가람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반도체 경기 회복 시점 관련 질문에 "컴퓨터와 스마트폰 기기들의 수요 상승을 생각하면 내년 중반쯤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내년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가 조만간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도하겠지만, 지지부진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연간으로는 부진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KDI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경기 부진은 수출뿐만 아니라 소득 경로를 통해 내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내년까지 세수 여건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수출물량이 10% 줄면 국내총생산(GDP)은 0.78%, 반도체 가격이 20% 하락하면 GDP는 0.15%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자본 집약적인 반도체업 특성상 취업 유발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봤다.
우리 반도체 경기 부진은 메모리 중심의 구조적인 측면과도 맞물려 있다.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의 메모리 사업에 치중해 있다 보니, 가격변동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KDI는 "최근 반도체 경기 하락은 메모리 부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시스템반도체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지만, 메모리반도체는 56.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수출의 대중국 비중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국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수출이 메모리 부문에 치중된 구조로 인해 반도체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연구위원은 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반도체 산업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다"며 "산업·통상·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해 관련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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