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부영 '이중근 3남' 계열사 부당지원에 과징금 3억원

영화제작사 부영엔터 자금난…대화기건이 유증 참여
"부실계열사 퇴출 막으려 불공정한 방법 사용"

부영사옥 전경.(부영그룹 제공)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자금난에 빠진 계열사가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이를 또다른 계열사가 유리한 조건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부영그룹에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부영엔터테인먼트에 과징금 3억60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2009년 7월 부영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부영엔터테인먼트는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2010년 1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또다른 계열사 동광주택으로부터 45억원을 차입했다.

이후 2011년 10월11일 부영엔터테인먼트의 차입금 상환을 위한 목적으로 대화기건과 부영엔터테인먼트를 합병하는 방안이 최초로 마련됐다.

이때 부영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영화 '히트'가 10월13일 개봉했으나, 흥행에 실패하면서 차입금 상환 방안으로 합병이 실행됐다.

당시 부영엔터테인먼트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3남인 이성한씨가 대표이사를 맡은 1인주주 회사였다. 대화기건은 이 회장의 부인인 나길순씨의 1인 주주 회사며 이 대표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이 대표는 2012년 7월31일 부영엔터테인먼트 발행주식 100%(2만주)를 대화기건에 무상으로 양도했다.

대화기건은 같은해 8월 주주배정방식으로 9만주를 1주당 5만원(액면가 5000원)의 가액으로 총액 45억원의 신주를 발행하는 부영엔터테인먼트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인수대금 45억원을 납입했다.

대화기건은 2012년 11월 6일 부영엔터테인먼트를 흡수합병하고 상호를 부영엔터테인먼트로 변경했다.

합병회사는 같은해 12월31일 동광주택으로부터 차입한 45억원과 미지급이자 약 4억원을 모두 상환했다.

합병 전 부영엔터테인먼트는 2010년 약 3억원, 2011년 약 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또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에 있어 1주당 주식평가금액이 0원이었지만, 대화기건이 발행가 5만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부영엔터테인먼트는 대화기건으로 흡수 합병돼 영화 제작을 안정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집단이 부실계열사의 퇴출을 방지하기 위해 계열사 간 유상증자 참여 등 인위적이고 불공정한 방법을 활용했다"며 "이로 인해 부실계열사가 영화제작 시장에서 자신의 경영능력, 경쟁력과는 무관하게 경쟁 우위를 차지하는 등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했다"고 설명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