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미만 높이뛰기 세계3위' 최진우 "우상혁선배처럼 즐기면서"
(예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도약한 사이, '월클 개구리' 최진우(18·울산스포츠과학고)도 세계 주니어 무대에서 손꼽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조명 밖에서 우상혁이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자 애쓰는 모습과 노력이 열매 맺어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장면까지 모두 지켜 본 최진우는 "고된 훈련마저 즐기고, 더 노력해야 우상혁 선배 같은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진우는 9일 예천 스타디움 관중석에서 우상혁이 2m32를 넘는 장면을 '직관'했다.
우상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한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단 두 번의 점프(2m16, 2m32)로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하고,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기준기록도 넘어섰다.
최진우는 사흘 전인 6일 고등부 높이뛰기에서 2m14를 넘어 1위를 차지했다.
남자 대학·일반부 2위 기록은 2m10이었다.
최진우는 KBS배에 출전한 선수 중 우상혁 다음으로 높은 기록을 작성했다.
사실 2m14는 최진우에게 아쉬움이 남는 기록이다.
최진우의 개인 최고 기록은 2m23이다.
지난해 2m23을 뛴 최진우는 2022년 세계육상연맹이 집계한 '20세 미만 랭킹' 3위, '18세 미만' 1위에 올랐다.
생애 처음 치른 국제대회에서도 최진우는 주눅 들지 않았다.
최진우는 지난해 10월 쿠웨이트에서 벌인 아시아청소년육상선수권(18세 미만)에서 2m21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최진우는 "생애 처음 국제대회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는데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해 더 기뻤다"며 "국내가 아닌 국제대회에서도 2m20 이상을 뛸 수 있다는 걸 확인해 자신감도 생겼다"고 떠올렸다.
지난해 주니어 무대 국제 경쟁력을 확인한 최진우는 올해 우상혁과 3주 동안 제주도에서 함께 훈련하며 '세계 최정상급 점퍼'의 훈련법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최진우는 "우상혁 선배와 함께 훈련한 시간은 꿈 같았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는데 바로 옆에서 함께 훈련하고, 우상혁 선배의 조언을 직접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우상혁은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최진우에게 전파하기도 했다.
최진우는 "우상혁 선배가 '높이뛰기를 정말 좋아하면 고된 훈련도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훈련이 정말 즐거워졌다. 경기에 대한 부담, 훈련에 대한 부담이 확실히 줄었다"고 밝혔다.
최진우는 자신 앞에 놓인 높은 바도 즐기며 하나씩 넘을 생각이다.
고교 3학년인 최진우의 2023년 목표는 한국 고등부 기록(2m25) 경신이다.
최진우는 "(개인 최고 기록이 2m36인) 우상혁 선배는 꾸준히 2m37에 도전하고 있다. 나도 올해는 2m26에 최대한 자주 도전할 생각"이라며 "2m26을 수 없이 시도하면 언젠가는 넘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졸업 후 목표는 더 높아진다.
최진우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는 우상혁 선배와 함께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파리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기준기록은 2m33이다. 기록 인정 기간인 2023년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 사이에 2m33을 넘거나 자주 주요 대회에 출전해 랭킹 포인트를 쌓아야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최진우는 "2m33은 세계적인 선수들도 부담을 느끼는 높이다. 지금의 나에게는 불가능한 도전이기도 하다"며 "하지만 열심히, 즐겁게 훈련하며 기량을 키워 파리올림픽 출전에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단기 목표'도 생겼다.
최진우는 6월 4일 예천에서 개막하는 20세 미만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지난해 18세 미만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한 최진우는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20세 미만 아시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대회 기록은 현역 최고 점퍼이자, 우상혁의 라이벌인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 2010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작성한 2m31이다.
최진우는 "지금 새로운 조주(도약하기 전까지 달리는 과정)를 훈련 중이다. 우상혁 선배와 훈련하면서 새롭게 배운 것에도 익숙해지고 있다"며 "대회 기록을 넘어서기는 어렵겠지만, 18세 미만 대회 때보다 더 성장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목표는 이번에도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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