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단체, 풍선 이어 바다로도 대북전단 살포했다

4월 페트병 1200개 보내
“전단금지법 관계없이 계속”

지난달 대형 풍선으로 북한 상공에 전단을 살포했던 탈북민 단체가 바다를 통해서도 대북전단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북한운동연합도 지난 5일에 이어 추가로 대북전단을 보낼 계획이어서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입법됐던 남북관계발전법의 대북전단 금지 조항(대북전단금지법) 적용 여부는 물론 북한의 반응 등이 주목된다.

10일 탈북민 단체 ‘북한의 자유화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탈북자들’(자유화캠페인)을 대변하는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달 9일 대북전단과 USB를 실은 대형 풍선을 북한으로 보낸 데 이어 바다에서도 해류를 통해 쌀 등을 담은 페트병을 세 차례 보냈다.

페트병 20개 정도를 넣은 자루를 20~30개 정도씩 보낸 만큼 세 차례에 걸쳐 보낸 페트병은 1200개(사진) 이상으로 추산된다. 페트병에는 쌀뿐 아니라 소형 성경책, 미화 1달러 지폐 그리고 북한 주민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USB가 담겨 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대북전단금지법 해석지침에 따르면 대북전단 살포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기류뿐 아니라 해류를 통해 북한으로 이동하는 전단도 금지돼 있다. 하지만 이 단체는 앞으로도 해류가 북한 앞바다로 흘러가기 적합할 때를 골라 부정기적으로 대북전단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2004년부터 20년 가까이 대북전단을 보내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도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대북전단금지법 개정 여부와 관계없이 대북전단을 계속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5일 인천 강화도에서 타이레놀·비타민C 영양제·소책자·대북전단 등을 20개의 대형 풍선에 실어 북쪽으로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주동 어민들이 뱀장어 치어를 잡으려고 설치한 그물에 쌀이 담긴 페트병이 걸려 올라왔다고 증언하는 등,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 선전전은 갈수록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통일부는 “전단 살포는 자제돼야 한다는 정부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지만, 정부 안팎에선 대북전단금지법 개정 필요성이 공개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