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배격-新산업위주 경제전환 통해 복합위기 넘어야”

박정민 기자 2023. 5. 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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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년은 폐허에 가까운 경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웠던 소득주도성장과 정부의 재정확장에 기댄 경제정책으로 인해 나랏빚이 5년 동안 400조 원가량(국가채무, 2017년 660조 원→2022년 1068조 원)이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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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정부 출범 1년 - 전문가 경제분야 평가·제언
공급망·원자재값 ‘글로벌 악재’
국가채무 늘고 무역적자 직격탄
“2년차부턴 온전히 현정부 책임
中의존 줄이고 첨단기술로 승부”
10일로 출범 1주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가 대내외 역경을 딛고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을 배격하고 산업 및 노동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언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년은 폐허에 가까운 경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웠던 소득주도성장과 정부의 재정확장에 기댄 경제정책으로 인해 나랏빚이 5년 동안 400조 원가량(국가채무, 2017년 660조 원→2022년 1068조 원)이나 늘어났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발생한 시중 과잉 유동성과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과 5%를 넘어선 물가 등 대내외 여건도 최악의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처음 내세운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하고 수출부진, 세수부족 등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총선용 포퓰리즘 배격, 구조개혁을 통한 한국경제 체질 개선 및 펀더멘털(기초체력) 강화 등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인 10일 현 정부가 문 정부의 ‘비상식적’ 정책의 정상화와 정부 재정에 기댄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포퓰리즘적 정책과 결별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윤석열 정부는 전임 정부에서 추진하던 소득주도성장과 친노동정책 등 반시장정책들을 개혁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5년 내내 소득주도성장과 탈(脫)원전을 추진했던 전 정부의 비정상적인 정책들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학문적으로 틀렸다고 입증된 소득주도성장이 한국경제에 부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에 민간주도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 복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점은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제여건 속에서 출발한 윤석열 경제팀의 고군분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집권 초 5%대의 고물가 상황에서 13회에 달하는 민생경제대책 등을 통해 물가를 3%대로 되돌렸으며,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에도 적절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전기요금 문제 등에 원칙적 대응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5%대가 넘던 물가를 3%대로 낮추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한 것은 적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권 2년 차를 맞는 현시점에서 반등 기회가 보이지 않는 수출 실적과 세수 부족 위기 등은 윤 대통령의 결단력에 그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 주력산업에 의존하는 수출구조를 ‘신(新)산업’ 중심으로 개선하려는 정책적 노력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취임 1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정책에 대한 성과가 다 나오지는 않았고 특히 무역수지 적자를 온전히 정부 책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정부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며 “미·중 기술패권 경쟁에 있어 한국의 산업활동과 경제정책에 어떠한 비전이 있는지 윤 정부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미·일과의 관계 개선으로 한·미·일 공급망 강화 등은 중국에 의존한 우리의 기존 수출구조 개편 측면에선 매우 긍정적”이라며 “국내 연구기관들이 첨단 기술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정부 정책도 인력 양성과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민·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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