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집게발 ‘활짝’…2026년 사상 첫 ‘우주 쓰레기’ 제거 위성 발사

이정호 기자 2023. 5. 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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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짜리 우주 쓰레기 포획 계획
지구 대기권 돌진해 함께 불탈 예정
2026년 발사될 클리어스페이스-1의 임무 상상도. 동체에 달린 집게발 4개로 우주 쓰레기를 잡는다. 유럽우주국(ESA)·클리어스페이스 제공

지구 주변을 도는 ‘우주 쓰레기’를 제거할 청소용 인공위성이 2026년 사상 처음으로 발사된다. 최근 마구 늘어난 우주 쓰레기가 인류의 지구 밖 진출을 막을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우주 개발에 나선 국가와 기업들의 관심이 이번 위성에 쏠리고 있다.

유럽 12개국이 결성한 로켓 발사 전문기업 ‘아리안스페이스’는 9일(현지시간) 스위스 스타트업인 ‘클리어스페이스’와 함께 2026년 하반기에 우주 쓰레기 제거 임무를 띠는 위성을 쏘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클리어스페이스-1’으로 이름 붙여진 이 위성의 개발 자금은 유럽우주국(ESA)이 지원한다.

이번 계약에 따라 클리어스페이스-1은 아리안스페이스가 발사하는 ‘베가-C’ 로켓에 실린다. 베가-C는 이전 모델인 베가의 성능을 개선한 최신형 로켓으로, 2021년 첫 비행을 했다.

클리어스페이스-1의 가장 큰 특징은 특이한 외형이다. 집게 4개가 동체에 달렸다. 마치 인형뽑기 기계에서 볼 수 있는 집게와 비슷한 모양새다.

클리어스페이스-1은 지구 궤도에서 우주 쓰레기를 발견하면 이 집게를 활짝 벌린 채 서서히 접근한다. 그리고 우주 쓰레기를 끌어안듯 집게로 포획한다. 잡아챈 우주 쓰레기를 안고 클리어스페이스-1은 지구 대기권으로 하강한다. 이때 공기와 마찰이 일어나면서 우주 쓰레기와 클리어스페이스-1은 모두 불덩이가 돼 사라진다.

2026년 클리어스페이스-1이 포획할 예정인 우주 쓰레기는 2013년 발사된 초기형 베가 로켓의 부품이다. 부품의 중량은 112㎏이다. 지구 상공 664~801㎞ 사이를 돈다.

최근 우주 과학계에선 우주 쓰레기를 제거할 위성을 개발하는 일이 화두로 떠올랐다. 기술 발전에 따라 우주로 진출할 일이 늘어나면서 우주 쓰레기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지구 궤도에는 지름 10㎝ 이상의 우주 쓰레기만 3만4000개에 이른다. 1㎜ 이상의 우주 쓰레기까지 범위를 넓히면 숫자는 무려 1억3000만 개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우주 쓰레기가 지구 궤도를 초속 약 7㎞로 공전한다. 자동소총에서 발사되는 총탄의 8배 속도다. 크기가 작아도 속도가 빠르면 큰 에너지가 생긴다. 실제로 1999년부터 지구 궤도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우주 쓰레기를 피해 32차례 긴급 회피 기동을 했다. 그렇게 해도 미처 피하지 못한 우주 쓰레기에 맞아 동체에 구멍이 난 적이 있다.

연료 부족 등으로 수명이 다한 위성이 지구 궤도에 3000여 기나 되는 것도 문제다. 이런 위성들은 지상 관제소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른 위성을 들이받거나 기존의 우주 쓰레기와 충돌해 파편을 만들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파편은 또 다른 우주 쓰레기가 된다.

스페이스X 등 민간 우주기업들이 지구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하려고 지구 궤도에 위성 수만개를 올리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도 불안 요인이다. 한정된 지구 궤도를 전보다 훨씬 많은 위성들이 돌면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루크 피게트 클리어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아리안스페이스가 발표한 설명자료를 통해 “현재 지구 궤도에서는 없어지는 물체보다 새로 생기는 물체가 더 많은 상황”이라며 “클리어스페이스-1이 우주산업의 전환점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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