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작 많은데'…엔씨소프트 영업익, 72% 증가한 이유
TL 비롯 신작 5종 출시 준비
엔씨소프트가 지난 1분기 신작 부재로 매출의 하향 안정화 추세를 재차 확인하면서도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70% 이상 급증했다. 경쟁 게임사들이 이 기간에 대형 MMORPG를 출시했지만 2017년 등장한 '리니지M'가 여전한 괴력을 과시했고, 비용 효율화에도 성공하면서다.
엔씨는 2분기에도 이같은 '리니지 시리즈'의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면서 마케팅 비용 효율화도 꾸준히 추진하고, 연내 신작 5종을 선보여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연결기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8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7% 감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39% 감소한 4788억원, 당기순이익 역시 32% 줄어든 114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 감소한 것이나, 영업이익은 72%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이 기간에 등장한 경쟁사 MMORPG들이 리니지M의 매출 순위를 위협할 정도로 흥행한 가운데 선방했다는 평가다.
엔씨도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경쟁작 영향에 대해 "큰 변화가 관찰되지 않고, 이런 추세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여러 경쟁 MMORPG 등장과 경쟁 심화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데, 이는 엔씨가 국내 시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장르가 절대적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기회로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 3037억원, 아시아 994억원, 북미·유럽 333억원을 기록했다. 로열티 매출은 423억원이다. 모든 지역 매출이 전년동기, 전분기 대비 감소한 가운데 로열티 매출만 작년 1분기 388억원, 전분기 389억원에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길드워2'는 2014년 중국 출시(현지 서비스명: 격전2)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로열티 매출의 전분기 대비 9% 상승을 견인했다. 해외 및 로열티 매출은 전체 매출의 37%를 차지했다.
게임 플랫폼별로 보면, 모바일 게임 매출은 3308억원이다. 제품별로 '리니지M' 1301억원, '리니지W' 1226억 원, '리니지2M' 731억원, '블레이드 & 소울 2'는 50억원이다.
주요 게임이 대부분 부진한 가운데 출시 7년차인 '리니지M' 매출은 전년동기(1159억원), 전분기(1128억원) 대비 성장하는 괴력을 보였다.
PC온라인 게임 매출은 914억원이었다. '리니지' 245억원, '리니지2' 215억원, '아이온' 176억원, '블레이드 & 소울' 73억원, '길드워2' 204억원이다.
1분기 영업비용은 397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1%, 전년동기대비 27% 감소했다.
특히 마케팅비는 게임 전반의 업데이트 부재로 전분기 대비 90% 감소한 49억원에 그쳤다.
리니지 다음 타자는 'TL'
엔씨소프트는 2분기부터 '리니지M', '리니지W' 등 주요 모바일 타이틀의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도 비용 관리를 통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엔씨 측은 컨콜에서 "2분기 마케팅 비용은 업데이트 계획에 따라 1분기보단 활발할 것"이라면서도 "1년 단위로 봤을 때는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엔씨는 올해 출시할 PC·콘솔 신작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의 베타 테스트를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해 글로벌 흥행을 노린다. 이 게임은 글로벌 퍼블리싱 파트너사인 아마존게임즈와 글로벌 출시를 위한 협력도 진행되고 있다.
엔씨는 "TL은 글로벌 시장 파급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아마존게임즈와 출시 일정을 조율해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라며 "올해는 TL을 포함해 신작 5종을 출시할 예정인데, 구체적 일정은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컨콜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TL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면서도 외부 노출이 너무 안 됐다', '과거와 같은 기대감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엔씨는 "현재 아마존게임즈가 별도 글로벌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양사는 글로벌 테스트를 비롯해 글로벌 쇼케이스 등 적극적 마케팅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스트아크와 같은 국내 MMORPG가 서구권에서 흥행하면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TL은 한국 게임 중 서구권에서 최고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엔씨는 이밖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게임 개발에 접목해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는 계획, 국내 최대 게임 축제인 '지스타'에 참여할 계획도 소개했다.
가상자산·블록체인 사업자 투자 사실과는 별개로 블록체인 사업에 직접적으로 뛰어드는 방식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엔씨는 수이토큰으로 유명한 미스틴랩에 투자한 바 있다.
엔씨 측은 "AI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에도 기술적 측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P2E(게임하고 돈벌기) 방식과 같이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적용하는 것은 당장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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