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시공간, 각기 다른 흑백 회화…한만영·원석연·정용국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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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사이드갤러리는 오는 26일까지 한만영의 개인전 'NonLanguage;'와 원석연·정용국 2인전 '온전히 바라본다'를 동시에 개최한다.
고(故) 원석연 작가와 정용국 작가의 2인전 '온전히 바라본다'는 백묘의 향연인 두 작가의 흑백 회화 작업을 마주하며 흑과 백, 선과 면, 여백과 채움 그리고 사물과 풍경으로 시각 언어의 본질을 나타내는 화면을 통해 이들이 추구한 세계관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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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아트사이드갤러리는 오는 26일까지 한만영의 개인전 'NonLanguage;'와 원석연·정용국 2인전 '온전히 바라본다'를 동시에 개최한다.
한만영의 전시는 '비언어의'라는 뜻으로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있어 수많은 배경 지식을 제외하고 오직 작품과 본인을 통해서만 이해하고 경험하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성을 다양한 시각적 매체로 전달하며 우리가 지나온 과거와 살아가고 있는 환경, 살아갈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지속해서 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한만영의 캔버스 안은 '모딜리아니', '마네'와 같은 고전 화가들의 명화 이미지가 담겨 있다.
그의 캔버스 속 명화들은 완전히 재현되기보다 강조와 생략을 거쳐 일부로만 존재하지만 우리는 자연스럽게 전체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한만영은 오브제와의 유연한 결합으로 캔버스를 확장해, 화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조형론에 대해 탐구도 이어 왔다.
지난 작품에선 책을 본래의 형태로만 부착했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책 위에 명화를 얹어 그리면서 현재와 과거를 이어주는 복합적인 매개체로 탄생시켜 또 다른 시공간을 구현했다.
고(故) 원석연 작가와 정용국 작가의 2인전 '온전히 바라본다'는 백묘의 향연인 두 작가의 흑백 회화 작업을 마주하며 흑과 백, 선과 면, 여백과 채움 그리고 사물과 풍경으로 시각 언어의 본질을 나타내는 화면을 통해 이들이 추구한 세계관을 조명한다.
평생을 오로지 연필그림만을 그려온 원석연은 종이와 연필을 재료로 한 연필화에 몰두하며 한국 근현대 시대의 삶의 단면을 담백하게 표현했다.
그는 연필 선의 강약과 농도 그리고 밀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그 대상이 무엇이든지 대상의 질감을 촉각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정확하게 그려냈다.
하지만 '모든 작품은 결국 추상이다. 정밀하게 묘사된 구상작품도 대상의 본질을 드러내고 또 작가의 감정과 사상을 드러내기에 추상'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연필화가 단순히 사실적인 재현에만 그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흰 종이에 연필로 실물 크기의 개미 한 마리만을 그려 놓고 같은 크기의 유화 작품과 동일한 가격이 아니면 팔려고 하지 않았으며, 개비, 굴비, 마늘, 낫, 엿가위, 벌집, 까치둥지 같은 소재로 당시 시대적인 분위기를 은유적으로 내재화했다.
살아생전 사람들과의 왕래도 거의 하지 않은 채 오로지 그림 그리는 데에만 모든 열정을 쏟은 원석연은 하루 종일 같은 자세로 스케치를 하다가 몸이 굳어 일어나지 못하고 길바닥에 누워 있어야 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의 작품 중에서 여러 마리의 개미 떼들이 다리가 잘려져 있거나, 몸과 머리가 분리되어 있거나, 모이고 흩어지고, 움직이는 작품은 마치 1950년 한국전쟁의 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듯 하다.
정용국은 먹으로 산수를 그린다. 풍경을 화선지에 옮겨 담아 수묵이 화선지를 만났을 때 나타나는 물 자국(먹의 번짐)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 대상의 질감이 아닌 형태에 의해서 장면을 만들어낸다.
일반적인 수묵화 방식과는 다르게 지엽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큰 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것을 회화적인 방법으로 사용한다.
그는 색은 사라지고 대상의 사실성만 남겨 일종에 풍경을 바라보는 다중시점을 통해 다층적 원근으로 풍경을 재구조화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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