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신하고, 은신하며, 나와 이야기하는…유재연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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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소향은 오는 6월17일까지 유재연 작가의 'RUN HIDE TELL'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푸른 밤에 홀로 걷는 이들을 포착해 캔버스에 담는 작가의 '나이트 워커'(Night Walker) 연작을 중심으로 5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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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부산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소향은 오는 6월17일까지 유재연 작가의 'RUN HIDE TELL'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푸른 밤에 홀로 걷는 이들을 포착해 캔버스에 담는 작가의 '나이트 워커'(Night Walker) 연작을 중심으로 5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유재연은 '그리기'라는 행위를 현실로부터 피신하고(Run), 화면 안에 은신하며(Hide), 다시금 세상으로 나와 이야기하는(Tell) 것으로 은유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그는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타지에서 경험했을 '고립'과 '자유'의 배경이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로 작용한 밤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는다.
각각의 밤의 장소 사이를 오가는 피사체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움푹 들어간 덤불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들여다보거나, 골똘히 생각에 잠겨 어딘가 기대거나 앉은 채 일어나는 사건들을 응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듯 밤의 사유들로부터 출발한 일상과 환상이 병존하는 풍경을 구축하며, 살아가는 동안 겪게 되는 크고 작은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들로부터 출발한 개인의 상상과 사유를 '밤'이라는 시간과 장소에 집중해 풀어간다.
작품에서는 푸른색이 유독 돋보인다. 파란색은 때로 우울함을 상징하지만 유재연의 파랑은 마치 빛을 머금고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주는 듯한 느낌이다.
그는 주로 블루와 마젠타, 그린이라는 색을 반복적으로 쌓고, 닦아내는 방식으로 작업해 회화의 평면성을 더욱 극대화한다.
하지만 밝고 재치있는 그림 뒤에 숨겨진 간극, 즉 이상과 현실, 개인과 사회, 과거와 현재가 만났을 때의 미묘한 감정의 파편들은 유재연의 작업이 마냥 몽환적이고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며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유재연은 1988년생으로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전까지 11번의 개인전을 열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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