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만난 적도 없다”던 트럼프, 이 사진 한 장에 무너졌다

2023. 5. 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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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미국 대통령이 27년 전 성폭행 의혹에 관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트럼프는 이날 증거로 제시된 흑백사진을 본 뒤, 성폭행 피해를 주장한 여성과 자신의 전 부인을 헷갈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트럼프는 재판장에 1987년 한 행사장에서 진 캐럴와 함께 찍힌 흑백사진이 증거로 제출되자, 캐럴을 자신의 전 부인과 착각했다.

앞서 트럼프는 캐럴에 대해 "그 여자는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성폭행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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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도널드 트럼프(뒷모습)가 유명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였던 E 진 캐럴(트럼프 뒤통수 너머로 웃는 얼굴이 보이는 여성)과 뉴욕의 한 행사장에서 만난 모습. 트럼프가 9년 뒤인 1996년 캐럴의 성폭행 혐의 제기에 "만난 적도 없다"고 반박하자, 캐럴이 2019년 뉴욕매거진 등을 통해 공개한 사진이다. [Kaplan Hecker & Fink·AP·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76

) 전 미국 대통령이 27년 전 성폭행 의혹에 관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트럼프는 이날 증거로 제시된 흑백사진을 본 뒤, 성폭행 피해를 주장한 여성과 자신의 전 부인을 헷갈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9일(현지시각)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소송에서 배심원단 9명은 트럼프가 유명 칼럼니스트 진 캐럴(79)에게 500만 달러(약 66억원)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트럼프의 성폭행을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성추행과 폭행까지는 사실에 부합한다며 이같이 평결했다. 아울러 캐럴에 대한 명예훼손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7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한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79)이 9일(현지시간) 재판에서 승소한 뒤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이날 재판에 트럼프는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 화상으로 증언한 트럼프는 “그 여자와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에 제시된 증거가 그 주장을 무력화 시켰다.

트럼프는 재판장에 1987년 한 행사장에서 진 캐럴와 함께 찍힌 흑백사진이 증거로 제출되자, 캐럴을 자신의 전 부인과 착각했다. 그는 캐럴을 보고 “말라(두번 째 부인)입니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트럼프 변호인 측이 “캐럴”이라고 정정하자 “사진이 너무 흐릿하다”며 말끝을 흐렸다.

앞서 트럼프는 캐럴에 대해 “그 여자는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성폭행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7년 간 결혼생활을 이어온 아내로 착각할 정도로 캐럴의 외모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같은 주장을 힘을 잃게 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원고 E.진 캐럴(79·오른쪽)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조 태커피나의 최후변론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

이날 재판에서는 수십 년 전 트럼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피플지 기자 나타샤 스노이노프는 “트럼프가 2005년 플로리다의 한 클럽에서 나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지배인이 말릴 때까지 몇 분 동안 강제로 키스했다”고 했다. 1979년 트럼프가 비행기 안에서 키스하고 몸을 더듬으며 치마위로 손을 올렸다고 증언한 피해 여성도 있었다.

트럼프 측은 재판 직후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역시 소셜미디어에 “난 그 여자가 누군지 전혀 모른다. 이번 평결은 역사상 최악의 마녀사냥이자 불명예”라는 입장을 밝혔다.

27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며 민사소송을 낸 칼럼니스트 E. 진 캐럴(가운데)이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연합]

캐럴은 1995년 또는 1996년 당시 뉴욕 맨해튼의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에서 우연히 트럼프를 만나 그가 속옷 선물 고르는 과정을 도와주던 중 탈의실에서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폭로가 나온 뒤 트럼프 측은 민주당원인 캐럴이 반(反)트럼프 진영의 사주를 받은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잡지사 엘르의 매거진 칼럼니스트였던 캐럴이 2019년 자신의 회고록을 내며 홍보를 위한 마케팅으로 거짓 주장을 했다고도 비난해왔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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