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오월의 정치사회학·민주화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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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벌어진 정규군의 시민 학살을 가해자의 행동 동기를 중심으로 분석하려고 시도한 책이다.
저자는 학살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당하다고 믿는 고위 간부·지도자 집단의 인식이 제주 4·3, 여순사건, 보도연맹사건 등 일련의 학살 사건을 거치면서 공고해졌고 이런 이데올로기가 학살의 토대가 됐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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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오월의 정치사회학 = 곽송연 지음.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벌어진 정규군의 시민 학살을 가해자의 행동 동기를 중심으로 분석하려고 시도한 책이다.
저자는 학살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당하다고 믿는 고위 간부·지도자 집단의 인식이 제주 4·3, 여순사건, 보도연맹사건 등 일련의 학살 사건을 거치면서 공고해졌고 이런 이데올로기가 학살의 토대가 됐다고 본다.
정규군이 국민 살해에 동원된 것에 주목했다.
명령체계에 따른 복종, 이데올로기 주입 효과, 동료 집단의 압력과 집단의 순응성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이론적 틀로 정규군의 학살에 나선 과정을 해석한다.
현장에 함께 있었던 지휘관의 명령이나 다그침이 살해 행위 실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계엄군 병사의 증언을 함께 소개하기도 한다.
광주에서 벌어진 학살에 대해 당시 타지역이 침묵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후 지배 세력은 어떻게 학살을 감췄는지에 대한 분석도 실었다.
저자는 국가가 학살의 진상과 원인을 비밀에 부쳤고, 언론을 통제하면서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실질적 위협으로 과장해 갈등을 만들었다고 진단한다.
오월의봄. 216쪽.
▲ 민주화 후유증 = 김욱 지음.
시민 사회의 민주화 열망은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라는 변화로 이어졌다.
승리했다는 기쁨은 잠시였다. 같은 해 12월 첫 직선제 대선에서는 전두환이 주도한 쿠데타 세력 이인자였던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민정당) 후보가 당선되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벌어졌다.
'민주화 후유증'은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이상적인 역사적 정의가 현실에서는 실현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기반으로 한국 정치를 돌아보고 재해석한 책이다.
특히 1988년 총선 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집권 세력이 정국 주도권을 상실한 가운데 이뤄진 1990년 3당 합당에 주목한다.
저자는 3당 합당이 민주·반(反)기득권 세력과 반(反)민주·기득권 세력 가운데 어느 한쪽도 완전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타협적 민주화' 과정이라고 풀이한다.
3당 합당을 민주 세력의 반민주 세력으로의 투항과 배신으로 본다면 (관점을 바꿔) 반민주 쿠데타 세력의 민주 세력으로의 투항과 배신으로도 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저자는 기존에는 3당 합당으로 만들어진 민자당(민주자유당)과 이를 승계한 정당이 전두환의 민정당(민주정의당)을 승계한 정당이라고 주장했으나 '민주화 후유증'에서는 관점을 180도 바꿔 3당 합당이 전두환의 민정당을 단절적으로 청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규정한다.
민자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김영삼이 대통령 재임 중 "군의 반민주적 범죄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했고 "12·12 쿠데타와 5·18 광주학살의 수괴 전두환과 그 일당"을 재판에 넘겨 단죄하는 등 5공 청산을 실시한 점을 재평가하고서 이런 판단을 내린다.
저자는 이런 인식을 토대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현재 주류 정치세력의 역할과 한계에 관한 의견을 피력한다.
개마고원. 324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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