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전쟁" "서방 인질정권"…푸틴 전승절 연설 과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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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번째로 맞은 전승절 연설에서 지난해보다 직접적이고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가리키는 '전쟁'이라는 표현은 푸틴 대통령의 지난해 전승절 연설에서는 없었던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시작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식적으로 '특별 군사 작전'으로 지칭해왔으며, 푸틴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기자회견 문답 과정에서 '전쟁'이라는 말을 내뱉기는 했으나 시종 표현을 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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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입장 구체화"…구소련권 내빈 배려한 듯 '중대위협' 자제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번째로 맞은 전승절 연설에서 지난해보다 직접적이고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 연설에서 "우리의 조국을 상대로 한 진짜 전쟁이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가리키는 '전쟁'이라는 표현은 푸틴 대통령의 지난해 전승절 연설에서는 없었던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시작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식적으로 '특별 군사 작전'으로 지칭해왔으며, 푸틴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기자회견 문답 과정에서 '전쟁'이라는 말을 내뱉기는 했으나 시종 표현을 피해왔다.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전을 전쟁이라고 칭하면 처벌될 정도로 강한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
미하일 트로이츠키 미 위스콘신대(매디슨) 교수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특별군사작전에서 전쟁으로 용어를 전환하는 것은 전쟁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위크는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언급도 지난해에는 없다가 올해 등장한 것으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서방 국가들에 휘둘리는 나라로 묘사했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먼저 서방 국가들의 목표가 "우리나라(러시아)를 무너뜨리고 2차 대전의 결과물을 무효로 하며 세계 안보와 국제법을 완전히 붕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없는 야망과 오만, 면책은 반드시 비극으로 이어진다"며 "이것이 우크라이나인들이 겪고 있는 재앙의 이유다. 그들은 쿠데타와 그에 따른 서방 주인들의 범죄정권에 인질이 됐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서방을 공격할 때 쓰는 '나치즘'은 지난해 연설과 비슷한 횟수로 언급됐으나 이를 사용할 때 어조는 좀 더 과격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누가 그 괴물 같은 완전한 악을 파괴했는지, 누가 그들의 조국을 위해 일어섰으며 유럽 인민들을 해방하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는지 (현재의 서방 국가들이) 잊어버렸다"고 비난했다.
이어 "어떤 나라들에서 얼마나 무자비하고 냉혹하게 소련 군인들과 위대한 지휘관들에 대한 기념물을 파괴하고, 나치와 그들의 대리인들에 대한 사교집단을 만들고, 진짜 영웅들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악마화하는지 우리는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연설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활발한 군사 증강을 시작했다"고 언급했지만, 올해는 나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트로이츠키 교수는 "2022년 연설은 전쟁 방식과 목표, 전망에 대한 중대한 질문들을 다루지 않아 (전쟁 옹호론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라며 "2023년 연설에서는 좀 더 명확하게 이를 제공했으나 여전히 공개적인 선전포고, 핵무기 사용에 관한 중대 결정 발표는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서방 세계주의 우월주의자들', '유혈 충돌 도발'과 같은 문구의 의도적 사용은 앞으로 추가 동원령에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고도 풀이했다.
트로이츠키 교수는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2차대전 당시 미국과 영국의 노력을 인정하면서 구체적인 위협은 전혀 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연설에서 특별 조치 발표가 없었던 한 가지 원인은 7명의 (옛소련 국가) 정상들이 참석했다는 점 때문일 수 있다"라며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한 암묵적 동의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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