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말고 나"..에스파·르세라핌·아이브 노래 속 숨겨진 의미[★FOCUS]

안윤지 기자 2023. 5. 1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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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흘러가는 국내 음원시장이 또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룹 아이브를 시작으로 르세라핌, 에스파가 연이어 컴백하며 4세대 걸그룹 전쟁이 펼쳐진 것이다.

수줍음 보단 당당함을,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걸그룹들의 퍼포먼스가 돋보인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블랙맘바, 아이-에스파란 세계관을 구축해낸 에스파, 강한 걸크러쉬 콘셉트 가운데 청순함을 강조한 뉴진스, 뉴트로 음악을 기반으로 한 아이브 그리고 세련된 분위기를 추구하는 르세라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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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윤지 기자]
걸그룹 에스파가(aespa)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세 번째 미니앨범 'MY WORLD'(마이 월드)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5.08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진행된 정규 1집 '언포기븐'(UNFORGIVEN) 발매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정규 1집 첫 번째 트랙 '번 투 브리지'(Burn the Bridge)는 르세라핌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곡으로, 노랫말은 멤버들이 직접 남긴 글이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진정성을 더했다./2023.05.01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걸그룹 아이브(IVE)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에서 진행된 첫 번째 정규 앨범 '아이해브 아이브(I've IV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 곡 '아이엠(I AM)'과 선공개곡 '키치(Kitsch)'을 비롯해 총 11곡이 수록됐다. 2023.04.10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하루가 다르게 흘러가는 국내 음원시장이 또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룹 아이브를 시작으로 르세라핌, 에스파가 연이어 컴백하며 4세대 걸그룹 전쟁이 펼쳐진 것이다. 수줍음 보단 당당함을,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걸그룹들의 퍼포먼스가 돋보인다.

S.E.S.와 핑클, 소녀시대·원더걸스·투애니원, 블랙핑크·트와이스·레드벨벳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걸그룹이 있다. 이들은 각 소속사가 지닌 색과 추구하는 방향성에 따라 제작됐으며 아이돌의 틀을 만들어냈다. 향후 데뷔하는 그룹들 역시 이들이 정해둔 콘셉트의 틀 안에서 다양한 음악을 발매했다. 모든 세대 걸그룹이 같은 길을 걸었으나 4세대만큼은 달랐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블랙맘바, 아이-에스파란 세계관을 구축해낸 에스파, 강한 걸크러쉬 콘셉트 가운데 청순함을 강조한 뉴진스, 뉴트로 음악을 기반으로 한 아이브 그리고 세련된 분위기를 추구하는 르세라핌까지. 통일성 없이 각기 다른 느낌을 가진 4세대 걸그룹은 K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지난해도 치열했던 4세대 걸그룹 전쟁은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주체성'이란 공통점을 가진 이들은 이번에도 연애, 사랑보단 '나'에게 좀 더 집중한다.

먼저 첫발을 내딛은 아이브는 더블 타이틀곡 '키치'(Kitsch)와'아이엠'(I AM)을 공개했다. 두 곡의 분위기는 상반됐지만 이를 관통하는 말은 "내가 가는 길"이다. '키치'에서는 '우린 다르고 특별한 게 좋아'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말하고, '아이엠'에선 '어제와 또 다른 나를 발견하자'라며 '나'에 대한 확신을 갖는다. 아이브는 앞서 '일레븐'(ELEVEN), '러브 다이브'(LOVE DIVE),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로 주체적인 사랑와 관련해 탄탄한 이야기를 구축해왔다. 이번에도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노래해 그들의 세계관을 이어갔다.

/사진=아이브 '아이엠', 르세라핌 '언포기븐', 에스파 '스파이시' MV 캡처
'피어리스'(FEARLESS),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로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르세라핌은 '언포기븐'으로 색다른 콘셉트를 선택했다. 바로 서부극이다. 서부극은 보통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영웅적 인물을 다루기 때문에 오락물보다도 모험 정신을 중요시하며 폭력적인 장면이 다수를 이룬다. 거친 이미지 때문에 보통 보이그룹이 주로 다루는 콘셉트 중 하나였다. 그러나 르세라핌은 이런 틀을 깨고 전면으로 나섰다. 멤버 채원은 뮤직비디오에서 말을 탄 모습을 공개, 소품적 요소로도 콘셉트를 표현했다.

그동안 강한 세계관을 유지하던 에스파는 새로운 이야기를 열었다. 광야에서 각 잡힌 퍼포먼스를 담아냈던 그들은 '리얼 월드'로 돌아와 자유분방함을 노래한다. 끊임없이 겁내지 말고 외쳐보라고 말하는 새 타이틀곡 '스파이시'(Spicy)는 발랄한 분위기로 접근성을 낮추면서도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얘기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에스파는 이전 타이틀곡을 통해서도 자아에 관해 얘기한 만큼, 이번에도 또 다른 자신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보였다.

아이브, 르세라핌, 에스파는 벌써 수치로 높은 기록을 달성한 상태다. 보이그룹이 주를 이뤘던 앨범 판매량 부문에서도 크게 앞서가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4세대 걸그룹이 각자의 자리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 가운데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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