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간은 내게 최고의 스승...귀를 열면 언제나 새로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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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죽인 클래식홀 안에서 카카오톡 소리가 울렸다.
"오랜 역사를 지닌 오르간이라는 악기는 제게 최고의 스승이에요. 20년 이상 연주한 음악이 어떤 오르간에선 완전히 다르게 들리는 것을 발견할 때 놀라움을 금치 못해요. 귀를 열면 매번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어요. 전통과 진화가 늘 함께 하는 악기죠."
이번 공연에선 바그너부터 생상스까지, 독일에서 프랑스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시대의 오르간 음악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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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죽인 클래식홀 안에서 카카오톡 소리가 울렸다. 일명 ‘관크’(공연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한자 ‘觀’과 ‘비판적인, 비난하는’이라는 뜻의 영단어 ‘크리티컬(critical)’을 합쳐 만든 신조어)는 아니었다. 세계적인 오르간 거장 올리비에 라트리(61·사진)의 즉흥 연주.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아차릴 ‘국민 메신저’의 알림음이 울려퍼지자 청중은 박수로 환영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라트리가 장엄한 애국가를 연주하자, 관객들은 ‘떼창’을 화답했다. ‘즉흥 연주’ 달인의 손 끝에서 완성된 한국 관객을 위한 깜짝 선물이었다.
오르가니스트 올리비에 라트리가 한국을 찾는다. 한국인 아내(오르가니스트 이신영)를 둔 덕에 한국은 종종 찾았지만,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는 것은 6년 만이다. 한국 공연(5월 1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앞두고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당시 한국 연주를 무척이나 즐겼다. 그 때의 청중들을 다시 만난다고 생각하니 이전과는 또 다른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파이프 오르간은 ‘악기의 제왕’으로 불린다. 하나의 악기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악기 소리를 선택해 다양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 파이프 오르간에 달린 수십 개의 스탑 버튼이 오르간의 음색을 결정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오르간이라는 악기는 제게 최고의 스승이에요. 20년 이상 연주한 음악이 어떤 오르간에선 완전히 다르게 들리는 것을 발견할 때 놀라움을 금치 못해요. 귀를 열면 매번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어요. 전통과 진화가 늘 함께 하는 악기죠.”
이번 공연에선 바그너부터 생상스까지, 독일에서 프랑스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시대의 오르간 음악을 구성했다. 공연에서 연주할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는 그의 아내 이신영이 편곡한 버전이다. 라트리는 “프로그램을 짤 땐 항상 청중과 오르간, 나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찾으려 노력한다”고 했다. 한국 공연에서 프랑스 작곡가인 프랑크, 생상스, 비도르의 음악을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전 오르간 연주와 오르간 음악 작곡가의 전통이 뿌리깊은 프랑스 출신이기에 프랑스 음악의 홍보대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라트리는 건축 초기부터 지금까지 50여명 밖에 되지 않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전속 오르가니스트다. 스물 세 살이던 1984년, 역대 최연소로 임명됐다. 대성당은 2019년 화재 이후, 지금까지 복원 작업에 한창이다. “몇 달간 오르간을 꺼내 청소”했고, 현재는 오르간 빌더들이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재개관 전엔 음색 조정(보이싱)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라트리도 복원 작업에 참여한다. 대성당은 오는 2024년 12월 8일엔 다시 문을 연다. 그는 “첫 미사엔 위대한 오르간이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40년 넘게 오르가니스트의 길을 걸어온 그는 천부적 재능과 뛰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늘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세계 유수 악단과의 협연, 다채로운 음악색을 담은 음반 발매로 그의 길을 꾸준히 가고 있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제가 어떤 오르가니스트로 기억될지는 신경쓰지 않아요. 다만 오르가니스트로서 노력할 뿐이죠. 교회에서 연주할 때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영혼을 위해 연주하고 그들의 마음에 다가가고자 해요. 공연장에선 그들의 마음이 자신들의 영혼에 닿을 수 있는 연주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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