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129㎞ '느린 직구'…'관록' 양현종의 새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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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에 접어든 '대투수' 양현종(35)이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양현종이 이날 경기에서 던진 101개의 공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개가 직구였다.
양현종은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성한을 상대하면서 직구만 4개를 거푸 던졌는데, 구속 차가 15㎞에 달했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직구에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완급 조절을 하지만, 양현종은 직구만으로 이를 해내며 타자들에게 혼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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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직구 구속차 17㎞…최고 146㎞, 최저 129㎞
"강하게 윽박지르는 것도 한계 있어…캠프 때부터 연습"
[광주=뉴시스] 김희준 기자 = 30대 중반에 접어든 '대투수' 양현종(35)이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바로 '느린 직구'다.
프로 무대에서 17년째 뛰며 쌓인 관록이 있기에 가능한 무기다.
양현종은 지난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6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만 내주고 SSG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은 무려 10개를 솎아냈다.
동갑내기 라이벌이자 나란히 국내 최고 좌완 투수로 꼽히는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6이닝 6피안타(1홈런) 6탈삼진 2볼넷 3실점을 기록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KIA의 3-0 승리를 이끈 양현종은 개인 통산 161번째 승리를 거두면서 정민철과 함께 통산 다승 부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양현종이 이날 경기에서 던진 101개의 공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개가 직구였다.
눈에 띄는 것은 직구의 구속이었다. 최고 구속은 146㎞, 최저는 129㎞로 차이가 시속 17㎞에 달했다. 예상치 못한 느린 직구에 SSG 타자들은 허를 찔린 모습이었다.
양현종은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성한을 상대하면서 직구만 4개를 거푸 던졌는데, 구속 차가 15㎞에 달했다. 혼란 속에 타이밍을 빼앗긴 박성한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직구에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완급 조절을 하지만, 양현종은 직구만으로 이를 해내며 타자들에게 혼란을 줬다.
'느린 직구'는 20대 때처럼 직구의 힘 만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은 양현종이 찾아낸 생존 비법이다. 물론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전략이다.
양현종은 "이제 나이가 있기 때문에 강하게 윽박지르는 것도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대한 완급 조절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전체적인 밸런스가 나쁘지 않아서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체력도 아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릴 때와 같은 구속이 나오지 않아서 공부를 하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연습을 했다"고 덧붙였다.
느린 직구를 간간히 섞어던지며 체력을 아낄 수 있다면 양현종은 앞으로도 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에서 2020년 10월 18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933일 만에 8이닝 이상을 던졌다. 또 올해 양현종은 5경기 중 3경기에서 7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완급 조절을 앞세우면서 2020년 9월 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은 이후 977일 만에 두 자릿수 탈삼진도 기록했다.
더 오랫동안 던지기 위한 무기를 장착한 양현종은 이제 통산 다승 1위 기록을 향해 조금씩 나아간다. 통산 다승 1위는 송진우가 작성한 210승이다.
양현종은 "목표가 멀리 있지만 쫓아가려고 노력하면서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는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다음 경기도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몸이 예전같지 않지만 자신있다. 항상 이기려고 하는 목표가 가장 크기 때문에 게을리 하지 않고 매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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