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해, 이동욱이 펼칠 사냥의 시간 '구미호뎐1938'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2023. 5.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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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사진제공=tvN

tvN 토일드라마 '구미호뎐'(극본 한우리, 연출 강신효)이 두 번째 시즌으로 'K-판타지 액션 활극'의 강렬한 귀환을 알렸다. 2020년 가을, 시청자에게 익숙한 구미호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한국판 히어로물에 대한 기대감과 로맨스까지 겸비, 팬덤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시즌2 제작 확정 소식 이후 2년여 만에 만난 '구미호뎐' 두 번째 시즌은 이전 시즌보다 과거의 이야기를 펼친다. 주인공 이연(이동욱)이 모종의 이유로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1938년으로 회기, 제목도 '구미호뎐1938'이다.

'구미호뎐' 시즌1에는 한때 백두대간을 다스리던 산신이었던 이연이 인간을 사랑한 죄의 대가로 현세를 어지럽히는 것들을 때려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담겼다. 자그마치 600년 동안 첫사랑의 환생을 기다린 이연은 결국 그를 만났고, 죽음의 위기를 넘긴 끝에 영원한 첫사랑과 행복한 엔딩을 맞았다. 구미호 외에도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들의 등장, 액션과 타임 슬립을 버무려 독창적 세계관을 만들었다. 첫 시즌은 5.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즌2는 이전 시즌에 다져둔 세계관에 시대극을 더했다. 사랑을 이뤄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이연이 제 동생 이연(김범)의 환생을 걸고 1938년으로 잠시 시간을 거슬러 간다. 이제 겨우 시작선을 넘었을 뿐이지만, 방송 날이 손꼽아 기다려지는 건 물론이거니와 예정된 다음 시즌까지 기대해 볼 만큼 모든 요소가 탄탄하다. 배우들의 호흡은 말할 것 없이 훌륭하고,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이야기는 궁금증을 유발하며, 시대극인 만큼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의상과 광활한 액션 장면은 초장부터 보는 이들을 만족시킨다.

사진제공=tvN

주인공인 이연 역의 이동욱과 이랑 역의 김범은 물론이고 구신주 역의 황희와 선우은호 역의 김용지, 탈의파 역의 김정난과 현의웅 역의 안길강까지 시즌1에서 함께한 주역들이 재결합해 초반부터 휘몰아친다. 시즌1에서 이어지는 현재와 시즌2에서 시작된 과거의 시간, 그 속에 마주한 같은 인물이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까지 인물들의 무르익은 티키타카는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새롭게 합류한 류홍주 역의 김소연과 천무영 역의 류경수는 내 편인 듯 내 편 아닌 좀처럼 안심할 수 없는 행보로 궁금증을 자아낸다. 여기에 지난 시즌을 보지 않은 사람들도 바로 '구미호뎐1938'에 녹아들 수 있도록 첫 화에 이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요약본을 삽입, 빠른 몰입을 돕는다.

'구미호뎐1938'은 일본군에게 포위된 이연의 모습으로 포문을 연다.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눈치 없이 휴대전화 알람이 울린다. 하지만 당황하는 건 상대방이고, 이연은 여유롭게 통역 어플을 실행시켜 다시 한번 상대방을 놀라게 한다. 그런 이연에게 총이 발포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이연은 총을 맞고도 상처 하나 입지 않는다. 제 정체를 궁금해하자 이연은 "나? 조선의 구미호"라며 호쾌한 표정으로 자기소개를 하고, 이내 저를 둘러싼 이들을 일망타진한다. 이후 이연은 멀리 떨어진 어딘가로 장총을 겨눈다. 마침 불을 붙이려던 담배를 날린 이가 제 형이란 걸 눈치챈 이랑은 앞뒤 재지 않고 형을 향해 폭탄을 날린다. 이어지는 여우 형제의 이른바 짝퉁 웨스턴 무비. 짧지만 유쾌하고 강렬하게 인상을 남긴 인트로 장면은 '구미호뎐1938'이 앞으로 보여줄 방향성을 짐작게 했다.

사진제공=tvN

1938년 속 구미호의 능력을 지닌 이연의 모습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현세의 이연은 전직 백두대간 산신이자 구미호에서 인간이 됐다. 그런 그에게 삼도천의 주인인 탈의파(김정난)가 솔깃한 제안을 했다. 누군가 삼도천의 결계인 수호석을 훔쳐 1938년으로 달아났다며, 주어진 시간 안에 찾아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 조건으로 이연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바친 동생 이랑을 환생시켜주겠노라고. 이연은 수호석을 훔쳐 간 남자를 쫓아 1938년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도적단 두목으로 살던 이랑과 재회한 이연은 죽을 위기에 빠진 이랑을 구하고 현세로 돌아오려 했지만, 시간의 문이 닫혀 1938년에 갇히고 말았다. 결국 현세로 돌아오지 못한 이연은 "하지만 놈은 모른다. 지켜야 할 여인이 없는 시대, 구미호는 그들이 아는 것보다 무자비하다는걸"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의 한마디가 앞으로 그가 펼칠 '사냥의 시간'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사실 지난 시즌 초반, 개인적으로 이연과 이랑 캐릭터를 보고 설렜다. 정확히는 설화 속 캐릭터를 바탕으로 K히어로가 탄생하는 건 아닐까 하는 기대였다.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섣부른 기대였음을 알았고, 뒤늦게 찾아본 드라마 설명에서 '판타지 액션 로맨스물'이라고 적혀 있음을 알았다. 때문에 강신효 감독이 "'구미호뎐1938'에는 남자 주인공의 멜로 말고는 다 있다"고 했던 강조의 말에 기대를 걸어본다. 지난 시즌에 다져둔 세계관만큼 펼쳐 보여줄, 속 시원한 액션 활극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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